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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1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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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애신이 서로 혼인한 것처럼 하여 일본으로 건너갔다. 일본에서 애신은 송영을 만나 그를 도와 무신회에 감금되어 있던 이덕문을 구했고, 유진은 사홍과의 약속을 지켰다. 타카시를 죽인 것이다. 총알 많은 미국인으로서 타카시를 향해 총을 겨눴고 성공했다. 너무 악랄한 연기를 잘했어서 감탄스러우면서도 울화통 터지게 했던 이가 사라졌으나, 더 큰 적이 남아있고 남은 3회동안 아마도 가장 강력한 적이 조선을 삼키는 과정이 그려지리라.

가장 슬픈 프로포즈, 애틋한 언약식, 그리고 사진까지. 앞으로 3회가 남았는데 벌써부터 참 슬프고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한 회였다. 제빵집에서의 슬픈 프로포즈. 서로 마주 앉아 테이블 위에 흩어진 밀가루 위로 유진이 L, V, E를 썼다. 그리고 그 사이에 반지를 내려놓았다. 유진은 해드리오에 부탁해서 만든 애신의 가짜 미국 여권을 건네주며 반지를 들어 애신의 오른손 약지에 끼워주었다. 반지가 있던 자리가 자국이 남아 LOVE가 LIVE가 되었다. 그들의 사랑은 살아남는 것 그 자체였다. 유진은 언제나 고애신이 죽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으니까. 

러브가 생각보다 힘이 들지만 그만 두는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계속 하겠다는 어느 행복한 시절의 유진과 애신의 기억이 오버랩되며 애신이 오열하는데 나도 울고, 엄마도 울고. 그렇게 프로포즈를 하고, 조선을 떠나기 위해 다시 만난 유진과 애신. 제물포로 가는 기차안에서 애신은 유진의 손에 자신의 손에 끼워진 것과 같은 반지를 끼워주며 그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단촐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두 사람의 언약이었다. 

유진이 미국으로 떠나는 날, 유진과 애신은 애신의 부모가 사진을 찍었던 사진관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부부로서. 혹시나 애신의 부모처럼 새드엔딩이면 어쩌나 걱정이 되고, 사진 속 밝게 미소 짓는 것처럼 두 사람은 꼭 죽지말고 행복해졌으면 싶었다. 

호타루가 무신회에 알리는 바람에, 무신회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 애신. 그리고 애신이 낭인들에게 쫓기는 것을 본 유진은 미국으로 가는 배를 타지 않고 그녀를 도왔다. 마지막 남은 총알 한 발을 주일 미 공사관 창문을 향해 발사하었고, 그들의 앞에는 총을 든 미군들이, 그들의 뒤에는 칼을 든 낭인들이 달려오며 21회가 끝났다. 22회에서 아마도 두 사람은 각자 미국과 조선으로 이별을 하게 될 것 같던데, 어떻게 헤어지고 또 어떻게 다시 만날 것인가.


지난번에는 히나에 대해서 몇 글자 끄적여봤고, 이번엔 희성에 대해서. 21회에 희성의 분량이 많지 않아어서 좀 아쉽지만. 슬프고 먹먹한 장면만 가득한 가운데 등장해서 아버지인 만평과 아침식사를 하며 결혼하지 않겠다며 만평의 속을 박박 긁어댔다.

희성은 처음에 프로필 이미지만 봤을때 들었던 생각이 1920, 30년대의 지식인이었다. 시인, 소설가, 혹은 문학인. 일본으로 유학을 갔다와 돌아왔으나 조선이 처한 암울한 시대와 가진 지식과 지혜의 간극이 너무나 커서 괴로워하는 그 시대의 지식인. 어느정도는 맞았었떤 것 같다. 특히나 희성은 조부모의 악행에 대해 괴로워하고 책임감을 느끼다 못해 방황하기까지 하지 않았나. 겉으로는 가볍고 말랑말랑해보이는 이였으나 실제로는 누구보다 마음이 깊고 시대의 아픔에 공감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대의 청춘이었다. 드라마 내내 도박을 하고 술집을 들락날락거리다 간간히 유진을 돕고 동매를 돕고 애신을 지키던 그가 신문사를 차리게 된 것은 어떤 꺠달음의 과정이었다. 

꽃한송이 꽂혀있고 아직 이름이 없는 희성의 신문사 간판에 어떤 이름이 자리잡게 될지 참으로 기대가 크다. 3, 40년 후 더욱더 악랄하게 핍박 당할 조선의 지식인들의 시작이 희성이었다.. 는 뭐 그런 스토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비록 애신과의 인연은 닿지 않았지만(납채서를 태우며 눈물을 흘리던 희성의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제껏 방황하며 누구에도 마음 두기 어려웠던 희성이 꼭 좋은 인연을 만나, 혹은 안 만나도 좋으니 가문의 그늘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는 그런 엔딩 기대한다. 그렇지만 역사가 새드 엔딩이라. 


아 이건 내용과는 별개로 재밌어서.... 고즈넉하게 둘이 나란히 앉아 이별(?)하는 동매와 유진. 하지만 다시 만날 것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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