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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19, 20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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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앞으로 4회가 남았다. 이대로라면 추석에 미스터 션샤인 전편 몰아보기 이런거 할 거 같구나(예지력 상승). 굵직굵직한 이슈들로 가득찼다. 이완익의 고사홍에 대한 도전, 핍박, 약탈 그로 인한 사홍의 죽음 그리고 고가의 몰락. 그리고 죽음을 죽음으로 되갚아 이완익의 죽음. 조선을 정복하려는 모리 타카시의 여러가지 악마같은 행동들과 그에 맞서 싸우는 조선의 의병들.

드라마 끝을 향해 가니 굵직한 이슈들이 숨돌릴 틈 없이 진행된다. 철부지 도령들의 이완익 죽이기가 실패로 돌아가고, 철부지 도령들은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자신들을 대신해 죽은 친우의 죽음에 오열하였다. 부디 유진의 말처럼, 한 세상이 끝나고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어 그들의 자신의 껍질을 깨고 나와 뜻하는 바대로 조선을 위해 투쟁하는 모습을 그리고 드라마 끝났으면 좋겠다. 철부지 도령들 한정, 약간의 성장드라마, 응원한다.

어쨌든 철부지 도령들로 어떻게 다 엮어서 조져버리려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완익은 기어코 해서는 안될 초강수를 둔다. 철도길이 지나갈 자리라며 사홍의 집에 쳐들어가 다 때려부시고 모든 이들이 다 나가라고 사홍에 면전에 대고 엄포를 놓은 것. 사홍은 몇십년동안 집안을 위해 일해왔던 소작농들에게 땅을 나누어준다. 남편에게 맞으며 살고 있던 애순을 집으로 다시 데려오고, 애신에게는 죽지 말고 꼭 살아달라며 애신 부모의 사진을 건네주며 유언을 남긴다. 그리고 어느날 아침 잠자듯이 그렇게 사홍이 죽었다.


사홍의 죽음으로 애신의 한 세상이 끝났다. 명망 높은 양반댁 영애의 삶은 영영 끝나버린 것이다. 정도를 모르는 이완익의 패악질로 애신의 집안은 풍비박살이 나고 식솔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애신도 종적을 감춰버렸다. 그러다 사홍의 49제때, 고가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학살하는 일본군들을 총으로 심판하며, 많은 의병들과 함께 애신이 돌아왔다.

그녀는 이제 그간의 신분을 버리고 숨어서 제 뜻을 위해 고군분투해야했다. 이제 그녀에게 고가의 애신이란 이름은 중요치 않았다. 그저 의병. 그뿐이면 되었다. 그래서 유진에게도 이별을 고하려 했지만, 이미 애신을 깊이 사랑하는 유진이었다. 일본으로 끌려간 이정문을 구하기 위해 직접 일본으로 가려하는 애신이 본국으로의 소환을 명령받은 유진에게 찾아가 부탁하며 20회가 마무리되었다. 이 커플이 아직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이 다행일 뿐이다.

19, 20회를 통틀어 애신은 여주인공치고는 분량이 많지 않았다. 드라마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어느정도 예측이 되었던 애신의 미래였다. 한 발 한 발 불꽃처럼 살려는 그녀의 진짜 삶이 열리고 있었다. 그말인즉, 조선의 끝이 머지않았다는 것과도 같다. 이완익이 죽고, 하야시가 한일의정서를 가지고 돌아왔다. 외부대신이 이에 서명하려는 것을 막으려다 이정문은 무신회의 오야붕에 의해 일본으로 끌려갔다. 조선의 운명이 풍전등화도 같았다. 뼈아픈 역사의 사실을 드라마가 바꿀 수는 없겠으나, 그 끝에 다다를때까지 주인공들이 남은 4회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가 이제 최대의 관심사가 되었다.

모리 타카시에 의해 죽임을 당한 홍파. 자신에게, 애신에게 소중한 이들을 위협하기 시작하는 유진은 드디어 모리 타카시의 정반대에 서기로 한다.


사홍은 죽기전 동매에게는 애신을 지켜줄 것을, 유진에게는 모리 타카시를 죽여줄 것을 부탁했다. 유진은 사홍의 유언을 들어주려는 가보다. 일말의 죄책감은 커녕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잔인한 짓들을 행하는 모리 타카시가 사람을 죽이면 죽일 수록 그의 적들이 많아지고 똘똘 뭉치고 있다. 홍파의 죽음으로, 그녀와 각별한 사이였던 장포수는 크게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모리 타카시는 의병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몇몇을 잡아 죽이고 고문하였으나 유진과 장포수, 그리고 다른 애신을 비롯한 의병들에 의해 된통 당하고(내심 여기서 장포수가 모리를 죽여버렸으면 하는 바램에 설렜는데 아직 죽을 때는 아니었나보다) 장포수를 잡기 위해 궁에 들어갔다가 임금의 앞에서도 쪽을 당했다. 장포수를 지켜주면서, 그의 어린 시절 그와 그의 아버지를 지켜주지 못해 부끄러웠다던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내면서 이 둘의 해묵은 마음의 상처들을 이야기했다.

고가네 입단속 해주던 동매는 갑자기 무신회의 수장이 조선으로 오면서 바짝 긴장을 하였다. 아마도 동매에게 된통 쪽을 당한 모리가 불러들인 모양이다. 걔넨 같은 편이더만. 무신회 한성지부장으로서의 동매의 포지션도 온전하지 않다는 의미. 이미 오래전부터 동매는 이시다 쇼가 아닌 구동매로서의 삶을 살아오고 있었으니까. 왠지 그럴 것 같아서 너무 슬프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우리 동매, 죽지 않게 해주소서. 평생을 애신을 그리워할지라도, 개똥 밭을 굴러도 이승이 나으니 부디 우리 동매 살게만 해주소서. 애신이 살아남는 것 만큼이나 동매가 살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희성은, 19회의 엔딩을 맡았다. 사홍의 49제에 함께했던 희성. 정혼도 깨진마당에 희성이 니가 왜 있어?라는 개연성은 일단 넣어두고, 누군가를 때려보거나 총을 쏴서 누군가를 죽여본적 없을 이 멀끔한 도련님이 온 몸에 피를 묻혀가며 싸웠다. 애신의 가문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그러다 일군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받아들이려 하는 그 순간에 애신이 짠!하고 나타났지. 희성은 열심히 호외를 뿌리며 신문사를 운영하고 있다. 여전히 신문사의 이름은 모른다. 24회는 되서야 신문사 이름을 정할 것 같다. 독립신문만 아니면 될 것 같다.

이제 얼마 안남았으니 주요 캐릭터 5명을 하나씩 다시 살펴보면서 나도 같이 이 드라마를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다. 가장 먼저 우리 히나 언니. 외양만 봐서는 누구보다 가장 멋있고 당당한 사람처럼 보였으나, 히나는 이 사람들 중 가장 안쓰러운 사람이 아니었을까. 최소한 목숨을 바쳐 지키고 싶은 이가 하나는 있었던 동매보다 더 안쓰러웠다는 생각이든다. 정문을 도와 조선을 위해 궂은 일도 맡아했던 이유는 오직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였으나, 정문은 히나에게 이미 그녀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렸다. 이완익의 시체 앞에서 어머니를 볼 수 있을거라는 희망마저도 잃은 것이다. 부모의 존재가 모두 부정되고, 사랑없이 만나 그마저도 일찍 떠나보내야했던 남편. 그래도 이 험한 세상, 그녀를 뒷받쳐주었던 것은 죽은 남편이 남겨준 막대한 재산과 그저 버티어 살아남고자 했던 그녀 자신이었다.



쿠도 히나가 참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이유는 흔히 세컨드 여성 캐릭터가 소모되는 남녀간의 사랑싸움, 서로 꼬이는 애정관계따위는 초월하여 온전히 쿠도 히나라는 한 사람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금은 오글오글했을수도 있었던 그녀의 혼잣말들, 외로움과 우수에 찬 눈빛들, 등장마다 서로 달랐던 의상과 스타일 등 그녀를 설명할 수 있었던 모든 순간들과 대사, 행동들을 통해 우리는 쿠도 히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마음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애신은 조선을 구하기 위해 제 뜻을 이루며 살고, 바등쪼는 그런 애신을 지키고 그녀의 뜻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며 된다지만, 우리 히나 언니는 이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살아지니 살아졌더랬다, 이것이 바로 히나의 삶은 아니었을까. 솔직히 다른 캐릭터들보다도 가장 해피엔딩이었으면 싶은 이가 바로 히나다.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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