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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리뷰] 그 남자에겐 1,000명의 자식이 있다(The Man with 1000 Kids,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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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개 2024.07.03
| 장르 다큐멘터리
| 국가 영국
| 배급 넷플릭스
 
| 감독 조쉬 앨럿
 
| 줄거리
정자 기증으로 아이를 얻은 가족들이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한다. 믿었던 기증자가 전 세계 수백, 수천 명에 이르는 다른 자식을 둔 아버지라는 사실을.
 
| 러닝타임 에피소드 3편, 총 124분
- 1화(43분) 아이를 낳고 싶은 네덜란드 커플들이 인터넷을 통해 정자 기증자를 찾는다. 그리고 매력적인 조너선 제이컵 마이어와 만나게 된 이들은 그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 2화(40분) 조너선의 정자로 아이를 낳은 부모들의 모임이 세계 각지로 확대된다. 정자 기증을 그만두라는 요청을 조너선이 거부하자, 부모들이 직접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 3화(41분) 피해자들의 설득으로 뚝심 있는 변호사가 사건을 맡는다. 그러나 문제는 평결이 나오기까지 수년이 걸리고, 그사이 조너선은 정자 기증을 계속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 후기 REVIEW
- 몇 년전에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어떤 남자가 정자 기증을 통해 엄청나게 많은 여성들에게 자식을 낳게했다는 기사를. 거의 세상의 이런 일이 수준이었고, 이런 일이 유럽에서 일어났다고? 하고 놀래고 말았다. 그 뒤로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지. 모든 일에 그러하듯 관심은 잠깐 반짝하고 사그라든다. 이 다큐멘터리를 그 남자의 정자를 받아 아이를 얻게 된 엄마들이, 가족들이 진실을 찾아가고, 추악한 진실을 마주한 뒤 그 남자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 그 남자의 이름은 조너선 마이어.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그의 기행은 나라 밖을 넘어 호주, 케냐 등 다국적으로 행해진다. 온 세상에 그의 정자가 뿌려지고 그의 자손들이 어디에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네덜란드에서 그의 자식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그래프로 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만약... 어머니가 다른 그의 자식 둘이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지? 근친 간의 자손은 유전적으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너무 큰데??'. 아니나 달라, 피해자들도 같은 생각이었다. 아이들의 미래가 위험했다. 아이들의 권리가 너무나도 위험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 조너선 마이어는 미친 놈이 확실하다. 하지만 이 미친 놈은 이른바 '돈이 되는' 불임 산업의 헛점을 이용해서 미친듯이 씨를 뿌리고 다닌 것이다. 즉 이 시리즈는 어느 미친 사기꾼의 기행을 다루는 것뿐 아니라, 불임 산업에 문제점을 꼬집기도 한다. 익명 정자 기증이 어떻게 통제를 벗어날 수 있는지. 
 
- 이런 일이 이전에는 없었기 때문에 판례가 없다. 이 사건을 맡은 판사는 그야말로 최초의 발자국을 남기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판사의 판단은 너무나 중요했다. 피해자들은 법의 힘으로 과연 조너선을 막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끝내 판사는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었고, 조너선은 정자 기증을 금지당해 만약 기증하게 되면 1회당 10만 유로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우리 돈으로 약 1억 5천만원 정도되는 금액이다. 그는 자신에게 내려진 판결을 부당하다 받아들이지 못했고, 이 다큐멘터리에도 출연을 거절했다.
 
- 이 지구라는 행성에 인간이라는 종족의 개체수가 너무 많아지다보니 별의별 미친 놈들이 많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변해가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서 가지각색의 미친 놈들이 등장한다. 현대 사회는 완전한 사회가 아니며, 사회라는 구조와 체재는 유기체처럼 계속해서 살아 움직이고 여러 변화를 맞이한다. 그 가운데 예기치 못한,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범죄가 생겨나고 이것을 막기 위해 법이 따라간다. 때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인 것마냥 보여 세상일이 너무나 답답해보일 때도 많지만, 이 시리즈의 마지막에 결국 사기꾼은 심판을 받고 피해자들이 상처받은 마음을 서로의 힘으로 치유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뭉클해지기도 했다. 내 손에 꼽을 넷플릭스 다큐 추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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