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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NETFLIX ORIGINAL 킹덤 시즌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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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ORIGINAL 2020.03.13

 

연출 김성훈, 박인제

극본 김은희

 

출연 주지훈(세자 이창), 배두나(의녀 서비), 류승룡(조학주), 김성규(영신), 김상호(호위무사 무영), 허준호(안현대감), 진선규(덕성), 전석호(조범팔), 김혜준(계비 조씨), 박병은(어영대장 민치록), 김태훈(훈련대장 이강윤), 김윤성 등

 

 

시즌1 리뷰

 

https://alongwayaround.tistory.com/162

NETFLIX ORIGINAL 킹덤 시즌1

- 터널의 김성훈 감독,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연출과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핫한 이유였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 여느 좀비 영화가 그러하듯, 다 보고나면 드는 생각은 하나. 좀비보다 더 악한 인간..

alongwayaround.tistory.com

 

시즌2 리뷰

 

** 스포 조심.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포가 있습니다 **

 

 

 

 

시즌2가 나왔다. 사실 시즌1 내용이 잘 생각나지 않아서(오죽했으면 내가 보고나서 리뷰를 남겼다는 것조차 까먹었다)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일단 시즌2를 보고 기억이 안나면 시즌1을 보는 걸로 결정. 시즌1에서 생각나는 장면은 오직 6화 마지막 장면이었다. 햇빛 아래서는 이동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죽은 자들이 햇빛 아래의 그늘고 습한 곳에서 나타나며 시청자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었던 그 마무리. '아니, 이건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거지?!'하는 순간에 시즌1을 끊어버리고 시즌2가 1년만에 돌아왔다. 그래서 오직 관심사는 그래서 왜 햇빛에 영향을 받는게 아니라 온도에 영향을 받는 걸까, 그럼 이들에 대해 잘못 알고 있던 세자와 안현대감과 그의 사람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는가 이것뿐(세자는 왜이렇게 불운한가도). 시즌2는 이 궁금증에 대한 답을 던지며 시작한다.

 

 

 

 

시즌2, 6개의 에피소드. 시즌1도 마찬가지로 6개의 에피소드인데 그때 나눠서 봤어서 이번에도 나눠봐야지란 안일한(?) 생각으로 시즌1 첫번째 에피소드를 틀었다. 그러나 이게 왠걸, 일요일이 있었는데요, 일요일이 없었습니다. 시작한 순간 시즌2를 그자리에서 끝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사실 6개이긴 하지만 50분이 되는 에피도 있고 40분이 조금 안되는 에피도 있고 부담스럽지 않은 러닝타임이라 더욱. 그리고 사실 나는 기어코 전지현이 무슨 역할로 나왔는지 알기 위해 끝까지 보고야 말았다. 그런데 6화 엔딩에 등장했을 줄이야.... 너무 짧지만 정말 강렬했던 전지현의 등장은 이건 뭐 시즌3를 내지 않을 수 없는 대형 떡밥이다. 넷플릭스, 어서 시즌3, 4 계약하자. 생사초의 비밀을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내가 쓴 시즌1 리뷰를 다시 읽었다. 놀랍게도 그때 거슬렸던 모든 것들이 시즌2에서는 단 하나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배두나의 사극 말투는은 전혀 거슬리지 않았고, 밉상꾸러기였던 어린 중전 역시 너무나 연기를 잘해서 내가 이렇게까지 이 둘을 별로라 생각했나 의심했을 정도다. 기어코 생사초의 비밀을 풀어낸 서비는 생명을 구한다는 목적 아래에 선악의 구분을 짓지 않는다. 비록 악독한 조학주일지라도 그가 죽은자가 되어버린 안현대감에게 물려 생사를 오가는 극심한 지경에 이르렀을 때 서비는 그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쓴다. 그를 살려야 다른 이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렵사리 살려놨더니 어이없게도 조학주는 딸에 의해 죽게되니...

 

시즌1에 워낙 던져진 떡밥이 많았던지라, 약간 이건 뭐지 저건 뭐지 어어? 이대로 끝인가하는 느낌이었는데, 시즌2에서 그 떡밥들을 모두 회수했다. 중전의 거짓 임신과 그것을 위해 그녀가 숨긴 비밀, 세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배신자, 너무 이상하게 수상쩍었던 안현대감의 과거, 그리고 그 과거에 엮여있는 조학주의 비밀까지. 이 모든 떡밥들이 한데 어울려 여러 캐릭터들이 적재적소마다 잘 쓰였다.

 

 

 

특히 여자라고 아버지에게 무시당하며 깍여왔던 중전은 결국 아버지를 죽이고 대비가 되어 권력의 정점을 찍으며 극명한 악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었다. 자신이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다, 궁궐에 피바람을 불러오면서까지 끝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면서까지 잘못된 욕망에 물들었던 중전과 죽은 왕의 시체를 가지고서라도 권력을 유지하려했던 조학주의 결말은 대단히 깔끔한 권선징악의 마무리를 보여준다.

 

사람들에게 생사초와 죽은 자들의 위험을 알린 안현대감 역시 굉장히 굵게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며 퇴장하였다. 영화 천문을 볼때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들었는데, 허준호 배우는 나이가 드니까 꼬장꼬장한 혹은 정말 꼿꼿한 선비역할이 너무 잘 어울린다. 그리고 안현대감의 사람들, 끝까지 세자와 안현대감을 지키려했던 수족들이 차례차례 자기를 희생하거나 혹은 복수심에 불타 정의를 구현하려 하거나했는데 어느 하나 버릴 캐릭터가 없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건 진선규 배우의 퇴장인데. 이 분도 끝까지 살려서 함께 가는 캐릭터였으면 참 좋았다 싶었다. 좀비들의 공격에 몸을 피하던 세자 무리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며 시즌2 초반에 퇴장해서버려 참 아쉬웠다.

 

 

 

 

이게 드라마 하이에나의 효과인지, 킹덤 스토리의 효과인지, 다 중첩되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건지 모르겠는데, 주지훈 배우가 굉장히 눈에 들어온다. 일단 킹덤 스토리 내에서 주지훈이 맡은 세자 이창 역할은 참 쉽지 않다. 살기 위해 죽은 자가 되어버린 아버지를 스스로 베어 아비를 죽인 아들이라는 죄의 굴레에 갖히게 되고, 이는 결국 왕위계승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왕이 되려면 배다른 동생을 죽여야하는 세자, 그러나 그 세자는 제 아버지를 자신의 손으로 베는 죄를 저질렀다. 과연 왕이 될 자격이 있는가.

 

 

 

그러는 한편, 왕이 되든 되지 않든 세자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제 백성을 구하는 것이다. 좀비들에게 갖혀버린 상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세자는 위험한 걸 알면서도 조학주를 찾아가고, 궁밖으로 죽은 자들이 새어나가지 못하게 모든 문을 틀어막고 피를 잔뜩 뒤집어쓰며 필사적으로 그들을 막는다. 물을 싫어하는 좀비들을 유인해서 모두 해치우는 6회의 얼음연못씬은 세자로서의 그의 희생에 정점을 찍는 듯 하다. 그리고 굳건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기꺼이 정당한 후계자인 동생에게 왕위를 넘기고 생사초의 비밀을 쫓는 이창에게는 이 모든 일련의 사건을 통해 내적으로 성장하고 한층 단단해진 이른바 '진정한 군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즘 하이에나 보면 윤희재가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는데, 킹덤까지 대박을 쳐주니 정말 들리는 것 같다. 주지훈 배우 주가가 쭉쭉 올라가는 소리가. 주섬주섬 그의 필모를 훑어본다. 알게 모르게 많이 봐버려서 본 걸 다시 보거나 안 본걸 찾아내서 봐야할 지경. (이와중에 영화 앤티크가 다시 보고싶다)

 

시즌1에 비해 좀비님들(?)의 비중이 줄었다. 아무때나 갑툭 등장하지 않으시고, 이제는 정말 올곧게 단체행동만 하신다. 그러나 시각이 주는 충격에서 잠시 벗어나게 되니, 드라마는 인물 간의 관계와 각 인물들의 내적갈등과 서사에 더욱 집중한다. 2020년이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차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역병이 창궐하여 사회란 무엇이며, 리더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이때에 킹덤이 내놓은 스토리는 결코 가볍지 않다.

 

시즌3는 오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조학주와 중전이라는 악이 사라지며 새로운 왕이 들어서고, 이창은 세자라는 무거운 부담을 덜어내었다. 악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희망이 자라나고, 이창은 백성을 위하는 큰 뜻을 위해 서비와 영신과 함께 행동한다. 그러나 아신이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이 등장하며 생사초의 비밀, 생사초를 가지고 과연 아신이 무슨 일을 했던 것인지, 과연 선인지 악인지 그에 대한 스토리를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아신은 빌런이었으면 좋겠다. 만약 생사초의 존재를 알리고 역병을 일으킨 장본인이 아신이라면, 그래서 아신과 이창의 대립을 볼 수 있다면 상상만해도 너무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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