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저자 이동진
출판 위즈덤하우스
출간 2022년 5월 31일
| 평론가로 유명한 이동진 작가는 책을 정말 많이 읽는 사람이다. 2만 3천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니, 그가 그 정도로 책을 소유하기 위해 무던히도 많은 책을 읽고, 사고, 떠나보내지 않았을까?
|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좋을까, 독서란 무엇일까 등 책을 읽는다는 것에 대해 어떤 응원(?)을 받고 싶은 마음에 독서법이라는 키워드로 책을 찾아봤다. 행위 그 자체에 순수하게 접근하면서도 유명한 이가 쓴 책을 고르니 그게 바로 이 책이었다.
책은 크게 3개의 챕터로 나뉜다. 첫 챕터에서는 작가가 생각하는 독서, 왜 책을 읽는지, 어떻게 책을 읽는지 등에 대해 서술한다. 두번째 챕터는 대화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이혜진 기자가 이동진 평론가를 인터뷰한 내용이다. 마지막 세번째 챕터는 이른바 이동진 추천서. 그가 추천하는 800권의 도서 중에서만 골라도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로 책을 많이 읽었고, 그래서 책을 사랑하고, 자신의 삶(혹은 삶을 이루는 습관)이 탄탄하게 다져진 사람. 그 사람의 인생관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좋은 책만 읽어야 하거나 완독해야 한다킄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그저 책을 가까이하고 책을 펼치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 그렇게 천천히 시작해서 꾸준히 하면 된다는 한 줄의 응원을 넓고 깊게 말해주고 있었다.
| 책은 왜 읽는 것인가? 소설(문학)은 왜 읽는 것일까?
📍‘있어 보이고 ’ 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라는 걸 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허세일까요.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의 깊이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일 거예요.
- ‘그런데 왜 책을 읽으세요?’ 중에서 -
📍 소설을 읽으면, 타인이라면 다양한 상황과 특정한 경우에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해주고 감정을 이입하게 해줍니다. 인간의 실존적인 상황, 그 한계를 좀 더 체계적이고도 집중적인 설정 속에서 인식하게 하고 고민을 숙고하게 만들죠. ... 직접적인 체험보다는 책, 특히 소설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으로 삶의 문제를 더욱 예리하게 생각할 계기를 갖게 됩니다. 미국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미국에 관한 책을 읽는 게 아니라는 거죠. 미국에 직접 가보고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거죠.
- ‘문학을 왜 읽어야 하나요?’ 중에서 -
| 책을 읽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 좋은 책일수록 진도가 빠르게 나가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 저는 책 읽는 중간중간에 잠시 멈추는 것, 그것도 독서 행위이고, 더 나아가서 그것이 좋은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것을 넓혀나가기 위해서 또는 스스로 소화하기 위해서 책을 덮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독서 행위의 목적은 결국 그 책을 읽는 바로 그 시간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그 책을 다 읽고 난 순간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독서를 할 때 우리가 선택한 것은 바로 그 책을 읽고 있는 그 긴 시간인 것입니다.
- ‘느리게 읽어도 상관없다’ 중에서 -
| 책을 읽으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
📍 접해보지 못한 것을 욕망할 수는 없어요. 최소한 접해봐야 욕망할 수 있어요. 어떤 특정한 사람을 욕망하려면 최소한 그 사람을 봐야 욕망할 것 아니겠어요. 많은 경우에 사람들이 자기가 취향이라고 생각하는 교양의 경계에 갇혀서, 그 좁은 우물 안에 갇혀서 좁은 하늘을 보는 거예요. 동전만 한 하늘을 보고 있는 거죠. 제대로 여러 가지를 접했을 경우 자기의 취향은 사실 다른 쪽일 수도 있어요. .... 행복은 강도가 나리고 빈도라고, 저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말이에요. 한번 보면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고, 실제로 가보면 그래요. 그런데 저는 그게 행복이 아니라 쾌락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이라고 생각해요. ... 행복한 사람은 습관이 좋은 사람인 거예요. 습관이란 걸 생각해보면, 습관이 없으면 사람은 자기 동일성이나 안정성이 유지가 안돼요. ... 우리 삶을 이루는 것 중 상당수는 사실 습관이고, 이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거예요.
- ‘습관이 행복한 사람’ 중에서 -
| 책의 가치는 무엇일까?
📍 책은 한 사람의 정신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거잖아요. 그렇다면 나는 읽을 때 저자의 세계 전체와 상대하는 방식으로 책을 읽는 거란 말이에요. ... 책 읽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자기 성찰과 반성을 위해서라는 말은 부분적으로 맞지만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책을 읽는다는 것이 한 사람의 세계를 만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하고 싶은 방식을 수 있지만 그 역시 핵심은 아닌 것 같아요. 핵심은 그 둘 사이 어디에 있다는 거죠.
- ‘두 세계의 교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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