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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라이프 5, 6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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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공짜란 없다. 라이프 6회를 보고 느낀 점이다. 암센터 투약사고를 예시삼아 이를 예방하기 위해 승효는 그룹내의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서 병원에 투약 인식기를 들여온다. 환자가 착용한 팔찌 바코드에 대기만 하면 어떤 약을 투약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약의 재고까지 확인할 수 있다. 한결 편리함을 준 승효의 정책에 갑자기 사장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는 듯 하였으나.... 거하게 뒷통수 날려주신 상국대학교병원 총괄사장 구승효님....

승효는 각 센터들에게 인식기를 만들어준 화정화학의 제약 영업사원들을 보낸다. 이른바, '약을 팔아라'라고 의사들에게 지시하는 것이다. 여기 기대했던 장면이 있다. 신경외과장 오세화가 이를 그냥 넘어갈리가 없다. 예고편에서 기대를 좀 했지. 판매 포스터를 쥐어들고 외근 나가려는 사장을 불러 세워 큰소리를 뻥뻥 친다. 우리가 약장수냐며.

승효는 뭐라더라... 그룹이 병원을 인수하게 되면, 병원내의 직원들은 모두 그룹의 직원이 되는 것이다. 의사도 마찬가지니, 지원을 받고 싶으면 돈을 벌어오라는 승효의 단호한 한마디. 이 바로 앞 장면에서 세화는 억대의 새로운 수술 기구를 사고 싶어하는 장면이 나와 묘하게 오버랩이 된다. 대학교수가 좋은 연구장비를 갖고 싶으면 나가서 연구비를 수주해오든가, 들어와서 학교에 돈달라고 설득해보든가인데 세화가 저걸 어째 구매하나 싶었는데. 장면 하나하나가 허투루 들어있지는 않을테니 세화와 승효의 대립은 앞으로도 볼만한 관전 포인트 되시겠다.

약이나 팔아라 하니 자괴괌이 든다는 세화에게서 "자괴감이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되네?"라는 승효는 거만한 세화의 자존심을 제대로 깔아뭉개버렸다. 세화도 세게 맞받아쳤어야 하는데. 승효의 말을 모두 인정해버린 듯한 전개가 되어 좀 아쉬웠다.

새글 21 최서현 기자와의 인터뷰.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부원장에게 들어온 인터뷰가 신경외과장에게 넘겨졌다가 응급의료센터장에게 넘어갔다가 결국 힘없는(?) 우리의 개미(???) 예진우 전문의에게 맡겨지고야 말았다. 아직은 특별히 두드러진 역할이 보이지 않는 최서현의 등장이지만, 화정그룹의 군대면제 문제를 파헤쳤다는 배경을 갖고 있는 새글 21과 방송국 파업으로 인해 퇴직한 앵커라는 설정이 있는 만큼, 병원 혹은 화정으로 대표되는 거대권력의 부조리함을 보여주는 역할을 담당해주지 않을까 싶고. 이서현이라는 인물이 이 드라마에서 무엇을 보여주는 사람인지 앞으로 기대해본다.

최서현 최유화  기자


공중파 방송사에서 메인 뉴스를 맡았던 앵커. 방송국 파업 기간 중 퇴직하고 현재는 퇴직기자와 아나운서들이 뭉쳐서 만든 신생미디어 업체 ‘새글21’에서 기자로 뛰고 있다.

부정부패와 비리추적 르포가 전문인 새글21에서 낸 기사 중에는, 화정그룹 후계자들이 죄다 요상한 이유로 군 면제됐다는 기획기사도 있었는데.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승효의 영리화 추진에 대해 상국대학병원 의사들이 반발을 시작하자, 이를 취재하러 왔다가 진우를 만나게 된다.

기자로서 신념이 뚜렷하고 그 신념 중에서도 가장 확고한 것은 진실보다 더 중한 것이 사람이라는 신념의 소유자인 서현, 이 신념을 지키기 위해 큰 결심을 내리게 된다.  

 

 

드라마를 4회까지 보도록 관심이 없던게 이노을이라는 캐릭터였는데, 첫째는 잘 모르는 배우여서 관심이 안갔고, 둘째는 묘하게 붕 뜨는 듯한 성격의 의사여서였다. 주류에 편입되려 하는 것 같지는 않으나(정확히 말하자면 부조리함을 인지하고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거 같기는 한데) 행동하지는 않는다. 차라리 행동하는 쪽은 진우가 더 맞다.

노늘은 센터장들로 대표되는 기존의 의사 세력들이(경문을 제외한) 단점과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딱히 고치려 하지는 않고 묵묵히 자기 할 일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냥 보통의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지. 딱 그런 역할을 대변하는. 근데 등장인물 소개에서 예진우, 구승효에 이어 세번째에 위치하는 인물이다. 역시 주연급인가. 자꾸 승효하고는 왜이리 엮이는지.

사실 난 이노을이라는 캐릭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말했듯이 관심이 없어서). 노을의 생각이 뭔지 잘 모르겠다. 아니, 정확하게는 노을이 승효에게 기대하는 것을 잘 모르겠다. 암센터에서 덮은 의료사고를 까발렸다고 해서 승효를 합리적이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건가. 그렇다면 사람을 너무 쉽게 믿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해서 너무 현실감이 없는 거 아닌가 싶은데. 어째서 이노을이 구승효를 믿는가에 대한 이유는 찾지 못한채, 난데없이 진우와 승효, 노을의 러브라인을 보는 꼴을봐야하나 싶지만, 애초에 진우도 관심이 없으므로 ㅋㅋㅋㅋㅋ 이 셋이 엮여서 뭔 일들을 벌이게 되나 7회가 기대된다. 왜 하필 6회의 엔딩이 삼각 아닌 삼각 같은 삼각인듯한 포지션으로 끝났냔 말이다.

 

이노을 원진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예진우와 의대 동기동창. 진우와는 성별 구분 없는 막역한 사이. 의사들뿐 아니라 여러 스탭들과도 잘 어울리는데 정작 그녀의 신경이 쏠리는 건 믿을 수 있는 존재인지도 분간이 안 가는 신임사장 구승효다.


승효를 냉혈인간으로 보는 동료들과 달리 그가 병원을 잘 몰라서, 아픈 환자들에 대한 경험이 없어서 그럴 거란 일말의 희망을 갖고 승효에게 병원 곳곳을 보여주려 애쓴다. 노을은 차라리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는데...

 

 

가만보면 구승효는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다. 내가 대기업 회사 생활을 안해봐서 모르겠지만, 이상적인 젊은 CEO의 모습이랄까. 성격말고. 노력파라는 것. 자신의 주된 분야가 아니지만, 최고의 자리에 앉게 된 이상 돈을 벌어와야한다. 돈을 벌어와서 병원뿐 아니라 그룹에도 이익을 내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 아랫사람들을 다그치는 게 아니라, 내가 일하는 곳이 어떤 곳인지부터 똑바로 알고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이건 비단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갓 들어온 신입에게까지도 마찬가지다. 의사도 아닌 승효가 의사의 일들을 공부하는 모습이 나올때마다 참으로 인상적이다. 물론 드라마이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똑똑한 승효는 단번에 이해하고 암기해서 저렇게 의사들 회의에 가서 깽판을(?) 칠 수 있는 거겠지만.

응급실에서 올려보낸 하지정맥 환자를 흉부외과에서 수술하다 의료사고가 나서 환자는 사망했다. 이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관련된 여러 과가 모여 모탈리티 컨퍼런스가 열렸고, 승효는 이 자리에 참석해서 수술을 집도했던 담당의사를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 환자의 사망이 사람의 실수였다는 것이 모두에게 드러난다.

경문은 이 자리에서 이 드라마뿐 아니라 현실에 닥친 공공의료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한다. 김해의료원이 적자로 인해 강제로 폐쇄될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꺼낸다. 매년 3, 40억의 적자를 냈던 김해의료원. 경남도 1년 재정이 12조원. 경남도 1년 재정의 0.025%.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공공의료의 '적자'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의사도 실수를 할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해야한다는 지난 4회의 진우의 대사와 오버랩이 되는데,, 실수를 하더라도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이다. 어떤 비난을 들어도 의사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 그래서 더욱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실수를 하게 되면 이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반성하고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의사에게만 해당되겠는가. 우리 모두에게 다 같은 말이다. 그런데 이 사회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어디에서나.

 

승효는 낙산의료원으로 파견 안 보낸다고 했다. 드라마 1회에서부터 끌고 오던 지방의료원 파견문제가 이리도 허무하게 끝났다. 승효가 노리던게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 의사들을 이리 쥐고 흔드는 승효의 속마음을 나는 과연 알 수 있을까.

1라운드가 끝나고 2라운드가 시작된다. 비어있는 새로운 원장 자리를 채워야 할 것이 아닌가. 눈치게임 속에 서로 칼을 숨기고 있는 이 두 남자. 태상은 원장이 되고 싶어하는 것은 분명한데, 과장들에게 원장시켜주면 사장을 밀어내겠다고 (지키지도 못할 것 같은) 공약을 내걸었는데. 과연? 원장 선출과정 제대로 흥미진진하다. 7회를 기다리는 이유.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드라마는 심각하고, 다들 왜 저러는지 도통 이해가 안되는데 그냥 각종 이슈들이 우리의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아서 집중하게 된다. 착하고 능력있지만 험난한 길을 해치는 캔디형 주인공은 여기 없다. 그냥 사회의 각 계층을 대표하는 누군가들이 모여 우리의 사회 속의 어떤 작은 사회가 굴러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재밌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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