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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라이프 3회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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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회에서 진우는 죽은 보헌의 아이디로 병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를 단번에 알아챈 경문. 죽은 사람 뒤에 숨어 꼼수를 부리면 안된다고 경문은 말하지만, 실제로 불의를 불의라 외치고 정면으로 몸을 내던지는 사람이 어디 있을 수가. 드라마다운 극적인 방법이기는 하나 묘하게 현실적이고 어리숙하지 않다. 아마도 이 이야기가 현실성 높은 설득력을 주기 때문이지 않을까.



대학 병원 내 의사들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보통의 병원이 아닌 '대학'병원. 병원의 의사들은 거의 대부분 모교 출신이며 의사라는 자부심에 더불어 내 학교라는 자긍심도 얹히는 것이다. 의사사회의 의사결정과 공장 노동자의 파업이 다르다는 부원장의 마인드나 의료행위는 서비스업종이 아니라는 신경외과 센터장 세화의 생각만 보더라도 대충 각이 나오지 않나?

모든 의사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높다? 그런것을 기대하기 전에 의사도 사람이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사회적 행동을 하는. 각 의국의 센터장들이 저마다 다른 특색으로 의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모두는 굉장히 실리주의적이다. 오히려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보여지는 경문이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로.

결국 자신의 안위와 이득, 실리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인 것은 의사나 변호사나 검사나 다 똑같다. 의국 회의에서도 다들 자기 생각뿐인. 응급실이 적자를 낸다 어전다 해도 결국 여러 의국들의 유지를 하고 어딘가 숨을 구멍이 필요하면 핑계를 대야 하기 때문에 응급의료센터를 파견보내는데 반대한다. 그리고 그 다음 차례는 본인들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적자 내는 과에 숨어 본인들은 한숨돌리는거지.


그 와중에 지난 회부터 궁금했던 먹깨비가 누군가했더니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선우창이었다. 대박. 이 둘이 왜...? 어째서....? 궁금하니까 이 둘의 관계를 어서 알려주길 바란다.


오세화 문소리
신경외과 센터장
“내 앞에서 의료가 서비스업이란 소리 따위 입에 담지도 마. 내 행위는 나의 프라이드야.”

여성 신경외과 전공자 자체가 드물던 20년 전부터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테크니션. 그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뇌신경계가 주 전공이다. 상국대학병원에서 여성이 신경외과 센터장이 된 건 세화가 처음.

양친 부모가 모두 본교 의대 교수다. 바쁘고 잘난 부모 밑에서 존재감을 입증하려는 의욕이 어려서부터 매우 강했는데, 그 의욕보다 더 강한 것이 수술에 대한 열정이다. 새로운 수술법이 나오면 사탕가게 들어간 어린아이보다 더 눈을 반짝인다. 다만 좀 쌀쌀맞은 성격 때문에 환자를 직접 대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원래 성격이 다정하지도 않지만 의사 직업에 대한 프라이드가 워낙 강해서 굳이 친절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 그녀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 바로 의료행위가 서비스업이란 말이다. 도대체 어쩌다 의료가 서비스로 분류됐는지 모르겠다.




선우창 태인호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차림새도 머리도 언제나 깔끔하게 유지한다. 멋에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장기 기증을 결정하는 뇌사자 보호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줘야하기 때문. 유능하고 머리와 손 모두 빠르지만 심장은 좀 굳은 상태.

뇌사는 대부분이 사고로 인한 급작스런 죽음이라 유족 대하기가 참 쉽지 않다. 그 극한 상황에 장기 떼어달란 소리 하는 건 거기서 또 극한이다. 장기 떼어줬으니 보상해달라, 돈을 달라는 사람 없을 것 같지만 많다. 장기기증 후엔 유족이 섭섭하지 않도록 새벽이건 밤이건 장례식장까지 동행한다.

물론 눈 안 보이던 사람이 그의 코디 후에 눈이 보이고, 숨 못 쉬던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걸 보는 건 큰 보람이지만 감사 인사 받고 은인 소리 듣는 건 수술해준 의사 몫이다. 경험 많은 창은 이제 이게 서운하진 않다. 그냥 그렇다는 것뿐.

병원에서 보는 의사들 행태나, 동료 간호사들이 서로를 괴롭히는 행태나, 양측에 모두 창은 염증을 느낀다. 한 마디로 지쳐가는 중이다. 원래부터 냉소적인 면이 있었는데 이게 세상에 대한 경멸로 굳어가는 중이다.

창은 뭐랄까, 일상의 답답함, 무료함을 깰 무언가를 원했다. 늘 반복되고 스트레스만 쌓이는 생활과는 색다른 뭔가가.

삶에 지친 그는 꿈도 귀찮고 의욕도 성가신, 눈 뜨면 하루를 사는 인간으로 남는다.



비상한 머리의 구사장은 의국회의에서 파업을 반대하는 진우의 생각을 창을 통해 듣고 게시판에 글을 올린 사람이 진우라는 것을 알았다. 아예 그를 해고시켜버리려 한다. 그런 진우를 구해내기 위해 승효에게 찾아가 자기가 글을 올렸다 하는 경문. 그러나 똑똑한 구사장은 바로 자기 앞에서 보헌의 아이디로 글을 다시 올려보라고 해서 금새 경문의 거짓말을 들통낸다. 진우의 해고는 보류되었지만 본사의 구조조정실에 사람들이 우루루 나오고 4회에서 더 강력한 갈등이 예고되어 졸린 와중에도 눈비비고 열심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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