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안방 1열

미스터 션샤인 9,10회 리뷰

반응형

 

8회 엔딩, H는 이미 배웠다던 애신은 유진에게 다가가 Hug를 했다. 알콩달콩 귀엽게도 간지러운 그들의 러브였다. 게다가 심지어 적극적이기까지 한 애신은 유진에게 성큼성큼 먼저 다가간다. 변복을 하여 함께 나란히 인력거를 타고 가고, 유진이 묵고 있는 방에 함께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고, 그가 소중히 여기는 오르골을 받아와 밤중에 몰래 노래를 듣기도 한다. 대낮에는 영어를 배우겠다는 핑계를 대며 와서는 '보고싶엇소'라고 간지럽지만 꽤나 솔직하고 대담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유진이 국문을 못 읽는다는게 함정이었지만.

영어를 모르는 애신과 국어를 모르는 유진. 그러나 서로에게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한다. 언어를 알고자 하는 것은 이 얼마나 강렬한 의지의 표현인가. 유진은 이미 사이가 틀어지고 나서 공부하는 거였지만(...).

서로에게 한발짝 더 다가선 유진애신 커플이 첫 난관에 봉착했으니, 바로 신분제였다. 애신은 어린 나이에 글을 깨우치기도 전에 미국에 건너간 유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무릇 사랑하면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지는 법이 아닌가. 그러나 양반에 의해 죽어야했던 부모와 노비의 신분이었다던 길고 길었던 유진의 이야기의 끝에 애신의 표정은 참혹하게 슬퍼보인다.

 

조선의 근간을 이루고 오랜세월동안 유지해왔으며 어쩌면 지금 현대사회에까지도 암암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이 신분이라는 것이 이 커플의 꽃길을 방해하는 재가 되었다. 9회 엔딩, 유진은 애신에게 묻는다. 그대가 지키려는 조선에는 누가 사는 거냐고. 백정은 살 수 있는 거냐고. 노비는 살 수 있는 거냐고. 애신은 그의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 그의 질문은 질문을 받은 애신도 질문을 한 유진도 할퀴었다.

실상 이것은 애신이 놓쳐서는 안되는 가장 무거운 질문일 것이다. 비록 외세에 다 뺏겼지만 애신이 지키고자 하는 조선은 그저 이름뿐이 아니다. 특히나 사대부집 여식인 애신이 안고가야하는 부분인 것이다. 애신이 지키고자 하는 조선에는 사람이 산다. 사실 그들에게 나라이름이 무엇이 중요하겠는가.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내 나라, 나의 나라, 나의 권리를 행하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나라. 신분이 낮다하여 천대받지 않고, 인간으로서 존중해주는 나라. 수많은 이름 모를 의병이 지켜내고자 했던 조선은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신분의 차이에 부딪혀 이별을 맞이한 10회, 학당에서 알파벳 M과 S를 공부하는 애신. S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많다. Snow, Sunshine, Sky...  그리고 애신은 내리는 눈을 보며 조용히 '미스터 션샤인'을 불러본다. 10회 엔딩에서 마치 처음 만난 그때처럼 가로등 아래의 바로 그곳에서 유진과 애신이 다시 마주쳤다. 애신의 Hug처럼, 다음번엔 유진의 용기를 기대해본다.

 

두 남녀커플의 애정전선이 삐그덕대면서 삽질을 하는 동안 드라마속 나라의 정세는 바삐도 흘러간다. 유진은 자신의 손에 들어온 고종의 외환증서를 복수에 이용한다. 외무대신 이세훈의 집에 숨어 들어 그가 애지중지 여기는 화병에 몰래 증서를 숨기고, 정문(강신일)과 협력하여 이세훈을 역모로 몰아 그를 즉결 처형시킨다. 이로서 유진은 자신의 부모를 죽게한 이세훈에게 피의 복수를 하였다.

그리고 공석인 외무대신 자리를 노리기 위해 이완익이 움직인다. 각부대신들을 움직여 고종을 압박한다. 그러나 고종은 그를 외무대신이 아닌 그보다 낮은 자리의 관직을 주며 물러서지 않는다. 더불어 고종은 유진에게 군관사관학교를 맡아달라 부탁하기 이른다. 곧 조선을 떠날 거라 이를 거절한 유진이지만, 애신과의 관계가 개선된다면 분명히 이 자리를 수락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완익과의 대립을 피할 수가 없다.

애신과의 이별 이후 조선을 떠나기 위해 주변 정리를 하는 유진은 은산을 찾아간다. 생명의 은인이었던 은산과 함께 술을 마시며 자신이 바로 30년전 그때 그 꼬마였다는 것을 밝힌다. 은산은 이제껏 알면서도 모른척을 했지만, 조선이 버린 그 아이가 돌아와 소화를 구하고, 증서를 임금에게 돌려준 일들을 고마워하며 하루밤 묵고 가라고 한다. 유진에게 은산은 그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조선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변함이 없는 사실이었다. 애신에 대한 사랑과 은산에 대한 고마움이 합쳐져 결국 조선인으로서의 유진을 이끌게 하는 것은 아닐까.

 

애신을 둘러싼 세 남자는 애신의 의병활동을 모두 눈치채버렸다. 그냥 원래 다 들켜버렸던 미국인인 조선인과 복면에 가려졌지만 눈빛만 봐도 알아챘던 일본인인 조선인(알면서도 다리에 총을 쏜 동매는 이제껏 봐왔던 서브남주와는 다른 카테고리에 넣어야함이 분명하다)과 매년 받은 적도 없는 양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알아챈 잘생긴 조선인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애신을 지키기 위해. 이들의 이 요상한 관계가 참 재밌기도 하면서, 애신은 이 세남자가 이러고 있는 것을 알면 얼마나 황당해할까 싶기도 하고.

 

그냥 1화부터 모든 걸 다 알아버렸던 미국인인 조선인 a.k.a 바보

복면 위의 눈빛만 봐도 애기씨임을 알아버리는 일본인인 조선인 a.k.a 등신

받은 적도 없는 양복의 존재만으로도 알아챈 잘생긴 조선인 a.k.a 쪼다

꿈도 미래도 보이지 않는 삭막한 미션에서 나를 웃기는 세 남자... The Love....

특히 뺨따구 쳐맞고도 좋다고 실실 쪼개는 동매 너.. 많이 사랑해요....

 

반응형

'감상문 > 안방 1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라이프 5, 6회 리뷰  (0) 2018.08.08
드라마 라이브 4회 리뷰  (0) 2018.08.06
드라마 라이프 3회 리뷰  (0) 2018.07.31
미스터 션샤인 7, 8회 리뷰  (0) 2018.07.30
드라마 라이프 2회 리뷰  (0) 2018.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