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제대로 흥미진진하고 감정 몰입을 일으켰던 라이프 4회.
3회에서 경문과 보헌의 술자리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보헌과 진우가 많이 가까운 사이라는 것이 보여졌다. 보헌은 진우의 집안 사정까지 알지만 진우는 일부러 병원에서 보헌을 모르는 척 했던 것. 4회에서는 더 나아가 진우의 어린시절을 보여주며 보헌과 어떻게 만났는지(서로 상담관계에 있는 정신과의사와 환자), 진우는 왜 다리가 멀쩡한 선우의 환상을 보는지가 밝혀지고 진우의 가족관계와 진우와 보헌의 관계를 알 수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인연이 있던 진우와 보헌이었기 때문에, 보헌이 죽던 날 있었던 보헌과의 갈등은 앞으로 진우가 선택의 기로에 있을때 혹은 고뇌할때 언제나 불현듯 생각나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승효는 환경부 장관의 부모에게서 기어코 580억짜리 송탄 땅을 사들였다. 그 땅에는 상국대병원의 장례식장이 들어설 것이다. 그리고 본사 구조조정실은 온 의국을 뒤엎으며 중요한 정보들을 가져간다. CEO로서 승효의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들. 승효의 행보가 계속 될수록 승효가, 아니 그룹 전체의 의도는 과연 무엇일까. 그룹회장과의 대화흐름을 살펴보면 3과의 파견이나 회의에 가서 센터장들 속을 긁어놓은 것 모두 의사들의 단합, 파업 유도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한 것 이상의 비밀이 숨어있다.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한가지 질문이 계속 머리를 맴돈다. 좋은 의사란 무엇일까. 진우의 대사를 그냥 넘길 수가 없다.
"이 집단은 실수를 인정안해. 없을 수가 없는데 없대. 무조건 없대."
의사도 사람이니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로 인해 부담해야하는 책임감은 어마어마한다. 생명을 직접 다루기 때문에. 그래서 더더욱 실수에 핑계가 있어서는 안된다. 과오를 인정하고 용서를 받을때까지 사과해야 한다. 암센터장의 변명은 핑계로만 들릴 뿐이다.
암센터 환자사망은 너무 충격적인 소재다. 병원에서 투약오류로 인한 환자 사망. 특히나 이게 어느 병원에서나 매일 일어난다는 식으로 표현이 되어 더욱 무섭다. 어느 병원이나 투약 오류는 있고 이게 다 의사들이 바빠서 어쩔 수가 없다니. 이 얼마나 무섭고 안일하기 짝이 없는 소리야. 승효의 "이런 미친 놈의 새끼들"이라는 대사가 머리에 제대로 박혀든다. 이 순간만큼은 승효의 편에 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만이 아는 명언이 있지. 대학의 총장도 교수다.
병원장은 교수 아닐 거 같아? 심지어 교수이자 의사다. 변호하고 지켜줘야하는 집단을 두 가지나 끌고있다. 물론 훌륭하고 존경할 만한 교육자들도 존재한다는 건 맞지만, 사회의 어느 집단이나 명암이 존재하지 않는가. 팔은 안으로 굽고, 특히나 스스로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집단 중 하나가 바로 저기다. 암센터 건은 투약오류가 문제가 아니라 저런 식으로 솜방망이도 아닌 솜털같은 내부 처분이 흔해빠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예전 하얀거탑보다도 더 가감없이 썩은 부분을 보여주는 메디컬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심지어 저런 상황에서도 학연을 들먹이며 주교수를 엿먹이지. 끝까지 정신 못차렸네. 아 매우 현실적이어서 환멸이다. 어찌됐건 그동안 조금은 삐딱하게 보이던 오세화라는 캐릭터가 4회에서는 빛이 났다. 그녀의 프라이드가 다소 거부감이 들 정도로 강했는데, 그녀는 그 정도의 자부심을 당당하게 드러낼만큼 열일하고 프로페셔널한 의사였다. 그렇다면 인정. 잘못을 숨기고 은폐할 궁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똑바로 해야지. 문소리 배우가 꽤나 이미지와도 잘 어울리는 역할을 연기한다.
파업을 이끌어서 여론몰이를 한게 상국대학병원을 화정그룹이 인수했고 이것으로 노이즈마켓팅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 부원장이 파업 결의문을 낭독하는데 개고생하는 경문과 응급실의 진우를 보여주는 장면은 이 얼마나 가식적이며 거짓되게 보이는지. 상투적인 말이지만, 정말 회가 거듭될수록 재밌어진다,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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