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라이프 2회 리뷰

반응형

귀여워.... 컴퓨터 화면으로 공부하다가 안 외워지니까 그길로 수술실 가서 실물을 보며 의료기구를 익히는 구사장님... 구사장님의 기업인으로서의 마인드가 어떤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적어도 내 회사라면, 내 회사에 대해서 작은 것 하나라도 완벽히 알고자 하는 성격이 아닐까? 물건은 아는데 사람은 몰라서 안타깝지만.

승효는 비어있는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잠들어있는 흉부외과 센터장 주경문을 발견한다. 경문은 상국대학교 병원의 보직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타대학출신(타대인데다가, 지방대학 출신인 것으로 보인다)으로 병원 내에서 소위 따돌림을 당하지만, 실리를 따지지 않고 오직 환자만을 생각하는 의사 중 한명이다. 응급의료센터에서 보내는 소위 돈 안되는 환자들을 도맡아서 수술해준다.

 

 

주경문 유재명
상국대학병원 흉부외과 센터장

“흉부외과를 기피하는 건 나의 젊은 후배들이 아닙니다. 적자 과에 투자를 꺼리는 병원이 원인입니다.”

 

어느 시대에나 필요한 이상적 의사지만 다소 햄릿형이라, 좌고우면을 많이 한다. 100% 상국대 졸업생으로 이뤄진 센터장들 중에 유일한 타교 출신임을 본인도 의식하고 있어서 되도록 충돌 없이 몸을 낮추고 있지만 가슴 속엔 불덩어리가 있다. 권력을 쥐고 동료들의 꼭대기에 서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 개선되지 않는 의료 환경에 여러 번 좌절하면서 울분이 맺힌 것.

때론 판을 다 뒤엎어버리고 싶고 때론 다 관두고 고향에 내려가 유유자적 하고 싶다. 그러나 오늘도 수술방 콜을 거절 못 하고 달려간다.
 




후기 REVIEW

1회에서 한시간을 기달려 간신히 들었던 구승효의 목소리. 2회는 그런 구승효로부터 시작한다. 원장 이보훈이 죽기 전, 그러니까 아직 병원의 총괄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승효는 상국대학교 병원의 각 과 매출액을 분석하여 실적을 올릴 방안을 강구하라고 보훈을 쪼아댄다.

화정로직스의 사장이었던 승효는 적자를 줄창 내고 있는 3과, 즉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를 치워버리기 위해 복지부를 통해 지방 의료원으로 파견시켜보내버릴 계획을 짠다. 파견 간 의사들의 인건비는 파견받은 곳에서 줘야하니 병원에서는 파견만 보내버리면 장땡인 것.

병원 강당에 모여 목소리를 높이는 의사들 앞에 총괄사장 구승효가 등장한다. 의사들이 한마디씩 반대의견을 표출하면 승효는 살살 말을 돌리고 말꼬리를 잡으며 의사들의 말문을 막히게 한다. 잠자코 그들의 대화를 듣던 진우는 평소의 나서지 않던 것과는 달리 의국이 돈을 벌어오지 못하면 나가야 하냐는 질문을 던진다.

갑작스러운 파견통보, 3개의 의국이 적자를 계속 내고 있다는 부원장 태상의 말, 모든 것이 석연치 않은 진우는 왜 하필 3개의 의국이 선택된 것인지, 매출액과 관련된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내어 병원 게시판에 원장 이보훈의 이름으로 업로드한다.

1회가 온갖 떡밥과 미스터리, 풀어나가야 할 의문을 던지느라 빠르게 전개된 것에 비해, 2회에서부터는 던져놓은 의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위해 서서히 전진하기 시작한다.  특히 왜 3개의 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가 왜 파견대상이 된 것인가. 이것은 놀랍게도 취임전부터 승효가 그려온 계획이었다. 돈을 못 벌어온다면 치워버리자는 것. 2회는 전반에 걸쳐 구승효라는 인물에 대해서 보여준다.

늘 손에서 놓지 않는 휴대폰에는 업무와 관련된 각종 정보가 날아오고, 끊임없이 사업방향을 구성하는 구승효는 가장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CEO다. 병원의 수술실 가동률, 공정률 등의 개념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장면에서 굉장히 공감했는데, 대체 사달라고 해서 사준 그 비싼 기계들을 얼만큼 쓰고 있을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니 안된다는 말에 괜히 움찔) 오로지 효율성만 재고하는 승효에게 병원 재정을 갉아먹는(?) 적자 3과가 얼마나 눈엣가시이겠는가. 더불어 그룹내 본인의 입지를 다지고자 한다면 적자를 흑자로 돌리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철두철미하고 정감없는 경영인이구나 싶다가도 몇몇 장면에서 진짜 구승효를 보게 되서 마음이 간다. 특히 수술실에서 잠이 든 경문을 보며 공감하는 부분에서. 승효는 화정그룹의 근로장학생으로 졸업 후 그룹에 입사하여 탄탄대로를 달리다 최연소 CEO에 이르렀다. 병원에 투자하라며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 CEO들 간의 회의에서 회장마저도 그를 깔아뭉개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제 할일을 끝내주게 잘할 뿐이다. 타대출신으로 녹록치 않은 병원 생활을 해왔던 경문과 비슷하지 않은가. 타인들에 의해 씌워진 비주류라는 프레임 때문에 더더욱 노력하거나 혹은 숨죽이거나.

1회는 예진우가 누구인지를 알았고, 2회는 구승효가 누구인지를 알았다. 각 인물들에 대해 파악 OK. 그럼 이제 제대로 전쟁시작인가. 2회 마지막에서 진우가 승효에게 크게 한방을 날렸다. 비록 타인의 이름에 숨어 날린 한방이지만 결코 작지 않았던 이것이 승효와 진우 사이의 갈등의 시발점이 되는 듯하다. 진우에게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이지만 누군가는 지켜야 하는 신념이기에 진우는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3회에서는 진우와 승효의 대립, 그리고 여기에 각자의 상황에서 득실을 따져보는 병원 내의 관련자들이 어떻게 행동하게 되는지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반응형

'감상문 > 안방 1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라이프 3회 리뷰  (0) 2018.07.31
미스터 션샤인 7, 8회 리뷰  (0) 2018.07.30
드라마 라이프 1회 리뷰  (0) 2018.07.24
드라마 라이프 기대된다  (0) 2018.07.23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5, 6회 리뷰  (0) 201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