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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극장 1열

[리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DELIVER US FROM EVIL,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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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20.08.05

장르 범죄, 액션

국가 한국

러닝타임 108분

 

감독 홍원찬

출연 황정민(인남), 이정재(레이), 박정민(유이), 최희서, 박명훈, 오대환

 

| 줄거리

태국에서 충격적인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낸 암살자 인남(황정민)은 그것이 자신과 관계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인남은 곧바로 태국으로 향하고, 조력자 유이(박정민)를 만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게 된 레이(이정재).

무자비한 복수를 계획한 레이는 인남을 추격하기 위해 태국으로 향하는데...

 

 

베스트장면 중 하나. 저 얇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두 남자의 카리스마란.

 

 

| 후기

 

나를 비롯해서 영화 신세계의 팬들은 정청과 이자성의 브로맨스를 잊지 못해 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러 가지 않았을까? 일단 황정민과 이정재 캐스팅을 성공한 감독에게 그것만으로도 찬사를 보낸다. 다만악에는 그들의 그 애틋했던(???) 브로맨스는 없고, 어느순간 목적도 이유도 기억이 나지 않는 쫓고 쫓기는 추격과 액션이 있지만, 그래도 그들을 한 프레임 안에 볼 수 있다는 게 나름대로는 감개무량했다. 역시 살아있으면(?) 뭐라도 보게 된다.

 

이 영화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단연코 액션이라 하겠다. 꽤나 거칠다. 총격 액션을 보여주고 싶어서 영화의 주 배경을 태국으로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특히 레이와 인남이 태국에서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일대일 액션이란.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정재라는 배우의 액션을 언제 봤더라였다. 그것도 저렇게 하드한 액션을. 필모를 다시 보니 2014년 영화 빅매치에서의 액션이 이번 다만악과 견주어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레이라는 캐릭터는 자칫 화려해보일 수 있는 문신이나 화이트 기반의 패션마저도 굉장히 무게감을 주는 강렬한 이미지라, 다만악에서의 이정재 액션은 무게감이 남다르다. 도가니 다 나갔을까 걱정.

 

 

 

태국 방콕을 주 무대로 하다보니, 얼마전에 봤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익스트랙션이 생각났다. 그 영화의 주무대도 방콕이었다. 황갈색의 이미지가 가득한 화면에서 무척 더울 것 같은 날씨와 둥둥 떠다닐것만 같은 먼지가 괜시리 느껴져서 인남과 레이의 숨막히는 추격이 더 숨통을 조여오는 느낌을 강하게 해준다.

 

포스터에도 등장하지 않는, 이른바 '히든카드' 박정민 배우의 연기는 이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트랜스젠더 연기를 어쩜 그리 잘하는지. 배가 다 드러나는 의상을 입고 힐까지 신었는데도 잘만 뛰어다닌다(?). 그러고보니 이정재 배우와는 사바하에서 만난 이후 다시 함께 하는 작품인 것 같은데 그때와는 사뭇 영화의 색이 많이 다르다. 인남의 주변인들을 하나하나 잔인하게 죽였던 레이의 손길이 유일하게 닿지 않앗던 유이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끝까지의 인남의 조력자가 되어준다.

 

 

어딘가 삶이 되게 고단해 보이는 70년생 정민이형과 72년생 정재형. 집나간 영혼 좀 누가 데려와

 

 

영화 마켓팅이야 황정민, 이정재 두 탑배우들의 케미로 했다지만, 사실 이 영화는 인남의 이야기였다. 인남의 서사가 주를 이룬다. 수년 전 모종의 이유로 한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인남은 한국에 사랑했던 여인 영주를 두고 왔고, 그녀는 인남 몰래 인남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상태였다. 8년이 흐른 후 방콕에 자리잡으려뎐 영주와 유민은 그만 유민의 납치 사건으로 인해 큰 곤경에 빠지고, 납치된 유민을 찾기 위해 고군부투하는 인남의 이야기가 영화의 큰 흐름이다. 여기에 인남을 죽어라고 쫓는 레이와 인남을 돕는 유이의 이야기가 강렬한 양념으로 쳐진달까. 인남이 유민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유민을 끝까지 지켜내는 과정을 보다보면 영화 테이큰이나 아저씨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특히 존재조차도 몰랐던 유민을 알게 되면서, 유민을 통해 아버지 혹은 그 비슷한 무언가로의 성장을 보여주는 황정민 배우의 연기력은 조금 스토리가 부족해 보이는 이 영화에 단점을 보완해준다.

 

 

 

108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와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아내기 위해 나름 잔인한 장면들은 피해놓은 덕분에 영화는 그럭저럭 볼만하다. 하다못해 킬링타임용으로도 나쁘지 않다. 액션영화로도 제법 괜찮은 작품이 나왔고, 하나하나 뜯어보면야 아쉬운 점이 왜 없겠냐만은 무난하게 볼만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식빵 부라더를 외치던 신세계와는 결이 다른 영화지만, 보고 나니. 왠지 다시 식빵 부라더를 외치는 정청과 툴툴거리는 이자성이 보고 싶은 것이다. 두 배우가 더 나이들기 전에 신세계 프리퀄 나와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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