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봉 2020.02.19
장르 드라마, 전쟁
국가 미국
러닝타임 119분
감독 샘 멘데스
출연 조지 맥케이(스코필드), 딘-찰스 채프먼(블레이크), 콜린 퍼스(에린 무어), 베네딕트 컴버배치(맥켄지), 마크 스트롱,앤드류 스캇, 리차드 매든
│줄거리
두 명의 병사, 하나의 미션!
그들이 싸워야 할 것은 적이 아니라 시간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차드 매든)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후기
이건 정말 띵작 of 띵작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처음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때로는 마치 주인공들이 직접 된 것처럼, 혹은 주인공들의 옆에서 함께 움직이는 것처럼, 혹은 철저한 관찰자의 시점으로 그들의 여정을 지켜보는 것처럼 철저하게 스코필드와 블레이크를 좇는 시선이 이 영화를 띵작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첫 번째 이유다.

사실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샷으로 찍은 건 아니지만 정말로 그렇게 찍은 것마냥 착각을 하게하는 완성도 높은 촬영과 편집은 최고였다(원 컨티뉴어스 샷이라고 한다). CG로 처리한 장면도 있고, 암전이나 풀샷으로 돌리면서 이어붙인 장면도 있어서 자세히 보면 어색하다지만 막눈인 내겐 어디서 끊긴 거고 이어진 건지 전혀 분간할 수 없었다. 한 번 시작 버튼을 누르면 영화가 끝날때까지 멈출 수 없었다.
이 영화가 띵작일 수 밖에 없다고 여긴 또 다른 이유는 당연히 스토리다. 온 지구가 끔찍한 전쟁의 무대였던 2차 세계대전과 달리 1차 세계대전은 땅따먹기에 혈안이 된 힘겨루기였다. 그러나 이 힘겨루기는 너무나 잔인하고 부질 없어서 수많은 젊은 생명들이 정말 아무 의미 없이 사라져갔다. 어제는 그저 평범한 시민이었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징집되어 찬란한 청춘을 그 미래가 보이지 않는 진흙창 속에 묻어버렸다. 보통 전쟁이라 하면 그것을 상징할 만한 영웅이나 특별한 사건이 있을 법한데, 1차 세계대전하면 떠오르는 것은 오로지 하나, '참호전' 뿐인 것 같다. 끊임없이 땅을 파고 굴을 파서 참호를 만들고 대수롭지도 않 그 1m라도 더 가지려는 욕심. 그 첨예하지만 정말 의미 없었던 욕심은 온 세계사를 통틀어 가장 수치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정말 많은 죄없는 영혼들이 목적도 없이, 의미도 없이 죽어가거나 또는 미쳐갔다.




그 전쟁의 한복판에 통신선이 끊기는 바람에 독일군에 함정에 빠져 1600명의 군인들이 죽을 수도 있는 공격을 멈추게 하기 위해 일병 블레이크와 스코필드는 에린 무어 장군의 공격 중지 명령서를 들고 서부전선을 가로지른다. 독일군의 함정에 빠져 굴이 무너질뻔 하고, 아군에게 격추당한 독일군 비행기의 비행사가 칼을 찌르는 바람에 중간에 블레이크는 죽고 만다.
눈물이 핑 돌던 장면이 딱 세 개가 있었는데 첫번째는 바로 블레이크가 죽으며 스코필드에게 마지막 말을 남기던 장면. 자신의 엄마에게 대신 편지를 써달라던 블레이크. 블레이크가 그토록 전령을 전하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맥켄지의 부대에 친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레이크는 죽기 직전까지도 스코필드에게 맥켄지의 부대에 가는 길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며 눈을 감았다. 전쟁만 끝나면 정말 미래가 활짝 열려있을 어린 생명이 그렇게 허무하게 꺼졌다.

두 번째는 정말 죽음의 문턱 직전까지도 갈뻔하며 몇 번의 고비를 넘긴 스코필드가 겨우 맥켄지의 부대, 데번셔 연대에 도착했으나, 최전선에서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맥켄지에게 가려면 꼬불꼬불하고 복잡한 참호를 한참은 더 가야했다. 이미 시작되버린 1차 공격 속에서 어떻게든 그 다음의 공격들을 중지시키기 위해 스코필드는 앞으로 나아갔지만 공격 준비중인 군인들을 밀쳐내기는 한계가 있었다. 맥켄지가 있는 곳까지 약 250m 남은 순간, 더 빨리 가기 위해 스코필드는 정말 죽을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참호 밖으로 올라가 전선을 따라 질주한다. 죽음도 불사한 스코필드는 뛰어가는 아군과 부딪혀 넘어지고 여러가지 폭발때문에 구르기도 하면서 기어코 도착한다. 수없이 많은 군인들이 누구를 위한 건지도 모른채 목숨을 내놓고 달려가 공격하져 희생하는 모습은 처참하면서도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스코필드의 눈빛은 매우 비장하다. 이 장면은 정말 영화관의 큰 스크린에서 봐야하는데. 하필 개봉시기에 역병이 극악무도하게 창궐하여 보지 못한게 너무 아쉽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무사히 임무를 완수한 스코필드는 블레이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혼란스러운 야전병원을 돌아다니며 블레이크의 형을 찾던 스코필드가 드디어 형을 만난다. 동생이 있다는 8연대에서 왔다고 하니 톰이 왔냐며 엄청 반가워하던 그가 스코필드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니 절망적으로 바뀌던 그 표정. 언제 누가 어떻게 아무 의미 없이 죽어나갈지 모르는 전쟁의 한 복판에서 그는 그렇게 순식간에 동생을 잃어버렸다. 그 마음이 어떻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워낙에 띵작인데다가 원 컨티뉴어스 샷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보니 이 영화에 대한 리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조승연 작가의 리뷰 영상이 역사적 배경지식도 함께 알 수 있어서 유익했다. 추천!
+) 영화를 보다보면 엇! 저 배우가!!! 하는데 첫 번째는 매너가 남자를 만든다는 콜린 퍼스요, 두 번째는 영원한 셜록 홈즈 베네딕트 컴버배치요, 셜록홈즈의 영원한 숙적 모리아티 앤드류 스캇, 킹스맨의 조력자 마크 스트롱, 그리고 아직 보지도 않은 이터널스의 리차드 매든까지. 영쿡남자 다 나왔네 다 나왔어. 라인업이 화끈하다 아주. 그래서 매우 칭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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