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극장 1열

사냥의 시간 (Time to Hunt, 2020)

반응형

 

개봉 2020.4.23 넷플릭스 공개
장르 스릴러
국가 한국
러닝타임 134분

감독 윤성현
출연 이제훈(준석), 안재홍(장호), 최우식(기훈), 박정민(상수), 박해수(한), 조성하(봉식, 봉수), 김원해(빈대)

| 줄거리

희망 없는 도시,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이제훈)은 가족 같은 친구들 ‘장호’(안재홍)와 ‘기훈’(최우식) 그리고 ‘상수’(박정민)와 함께 새로운 인생을 위한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부푼 기대도 잠시, 정체불명의 추격자가 나타나 목숨을 노리며 이들을 뒤쫓기 시작한다. 서로가 세상의 전부인 네 친구들은 놈의 사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심장을 조여오는 지옥 같은 사냥의 시간이 시작된다.

| 후기

한 줄 요약 : 넷플릭스라는 선택이 오히려 호재(好材)가 될 수도

 

 

- '드디어' 사냥의 시간이 '공개'되었다. 이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나조차도 언제 볼 수 있나 궁금해질 정도로 다사다난한 영화다. 2018년 여름에 촬영이 끝나 1년 넘게 개봉을 기다리던 이 영화는 드디어 대중을 만났다. 이쯤 되면 공개일에 꼭 맞춰서 보고 싶은 기분. 요즘 영화관도 못 가니 이런 거라도 개봉일에 맞춰보는 기분을 내보고 싶었다.

- 영화는 어렵지 않다. 희망이 없는 어두운 어느 미래의 도시, 마치 위험한 슬럼가를 떠올리게 하는, 서울에 저런 곳이 있을까 싶을 그곳에서 3년동안 옥살이를 하다 이제 막 출소한 준석과 그를 기다리던 기훈과 장호는 준석의 제안대로 카지노를 털 준비를 한다. 그들이 목표로 삼은 카지노는 무시무시한 조폭이 운영하는 곳이었고, 카지노에서 웨이터로 일하던 상수까지 끌어들여 기어코 카지노의 돈을 터는데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영화가 시작하고 약 40여분이 지난 시점. 문제는 이 사건으로 인해 '한'이라는 미스테리한 남자가 준석네들을 쫓으면서 본격적인 '사냥의 시간'이 시작된다.

 

 

- 한은 한 번 목표로 한 것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한은 준석에게 총을 준 봉식을 죽이면서까지 준석네들의 위치를 알아내고, 경찰차를 타고 다니며 경찰 무선을 이용한다. 준석과 기훈, 장호가 어딜가든 한은 따라간다. 마치 사냥꾼과 그의 먹이들처럼 쫓고 쫓긴다. 한은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 일부러 준석을 놓아주기도 한다.

 

- 결국 준석만 살아남아 원했던 대로 대만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푸른 빛이 도는 해변가에서 제 집을 갖고 여유롭게 살지만, 준석은 결코 한을 잊지 못하며 혹시라도 그가 자신을 쫓아올까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장호는 한의 총에 맞아 준석의 눈앞에서 죽었고, 기훈은 부모님이 걱정된다며 중간에 돌아갔지만 역시 한의 손에 죽은 듯,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카지노를 턴 후, 그만두면 바로 들통이 날 거라며 따라가지 않았던 상수 역시 이미 한에 의해 죽었을 것이다. 혼자 남은 준석은 더이상 불안감에 떨며 살지 않겠다는 듯, 사냥꾼에 맞서 싸우겠다는 다짐을 하며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다.

 

 

- 인물들의 죽음이나 뒷이야기들은 과감히 생략하며 스토리라인이 단순한 이 영화는 쫓기는 이들의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심리를 아주 또렷하게 보여준다. 카지노를 털 때의 기세등등한 모습은 어딜가고, 그들에게 총을 갈기는 한에게 도망치며 숨을 몰아쉬고 땀을 뻘뻘 흘리며 불안해하는 준석의 모습에 나 역시 긴장을 놓칠 수가 없었다. 이 긴장감 하나만은 정말 최고의 영화였다. 한이 누구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이 상황에서 과연 준석과 기훈, 장호가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것뿐. 어둡거나 붉은 조명이 강한 영화의 이미지가 한층 더 불안함을 고조시켰고, 중간중간 귀를 때리는 음악은 점입가경이었다.

 

- 보는 내내, 아이구 저 바보들, 도망가! 흩어지지마! 안돼! 소리를 몇 번이나 했는지. 마치 정말 덫에 걸린 토끼같아 보여 답답한데, 한이라는 막강한 캐릭터 앞에서 더욱 어수룩해 보여 걱정스러웠다. 뭐랄까 자본이 꽤나 들어가서 분명히 상업영화일텐데 굉장히 독립영화 느낌이 강한 인상이 남아서, 차라리 극장 개봉보다는 이렇게 넷플릭스로 우회하며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더래도 극장개봉... 쟁쟁한 경쟁작들을 물리치고 성공할 수 있었을까 조금 그런 생각은 들었거든. 솔직히 말하면 그대로 개봉했으면 금방 내려갔을 느낌인데. 차라리 이게 나았지 싶다. 뭐 어쨌든 어느쪽이든 손해를 보지 않는 방향으로 선택이었으니까 넷플릭스로 돌렸겠지? 나야 극장도 못 가는데 집콕하며 신작 볼 수 있고 나쁘지 않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