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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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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2016.11.07 ~ 2017.01.17

연출 유인식, 박수진

극본 강은경

출연 한석규(김사부/부용주), 유연석(강동주), 서현진(윤서정), 양세종(도인범), 진경(오명심), 임원희(장기태), 변우민(남도일), 서은수(우연화), 김민재(박은탁), 김홍파(여운영), 최진호(도윤완), 장혁진(송현철), 주현(신회장)

 

영화 천문을 보고 간만에 석규한 뽕에 차올랐는데 아니 글쎄, 낭막닥터 김사부 시즌2가 당장 1월 6일에 시작한대잖아요? 내가 지난해 왓쳐도 본방사수를 했던 사람인데, 그 예전 낭막닥터를 안봤어요 내가... 그래서 부랴부랴 정주행을 달려봅니다.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2 1월 6일 저녁 9시 40분 시작! 꼭 봅시다, 우리 다 봅시다. (홍보 및 광고 절대 아님)

 

 

 

 

1화 보면서 내가 왜 이 드라마 때려쳤는지 기억했잖아. 환자 살린다고 선배 뛰어넘고 바로 위에 보고 했다고 진상 환자들 다 몰아주면서 후배 힘들게 하는 것과 갑툭 키스신에 어이없어 했던 내가 기억이 나고야 말았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사부님은 1화 극초반에 하관만 보여주시고 1화 마지막에 어두운 산속에서 얼굴 한 번 비춰주시고. 내가 그 1화를 못 참아서 이 갓띵 작품을 놓쳤네 그려. 심지어 전작인 보보경심 려도 거의 다 봤던 사람인데 말이야 내가.

 

어쨌든 시즌2 시작전에 20회 플러스 번외편까지 총 21편의 낭만닥터 김사부 1을 다 보고야 말았다. 중간중간 로맨스의 습격에 스킵을 마구 남발하며. 사내연애따윈 일어날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해서 그런가 도무지 응급실 내의 로맨스는 공감이 안 가서. 그래도 이 드라마는 로맨스보다는 의학에 더 집중한 드라마라 더 좋은 것 같다. 그리고 나름 동주와 서정이 귀엽기도 하고 비주얼 커플이라 보는 재미는 있지만. 이게 왠 말같지도 않은 로맨스야? 했던 나였는데, 다 보고나니 그저 귀엽기만 한 동주서정 커플이다.

 

 

낭닥 이런 식의 후광 연출이 참 많은데, 뭔가 가치있고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

 

환자가, 아니 사람이 우선인 강원도 정선의 한 작은 분원, 돌담병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혹은 살아내는 이야기. 돈과 권력 앞에 사람을 살리는 일조차도 이해타산의 가치 앞에 재단되고 사람이 버려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실에서 조금은 고리타분하게, 조금은 촌스럽게, 그래도 정직하게 직구로 메시지를 던지는 이야기다. 사람다운 것이 무엇인가.

 

드라마를 보면서 역시 주인공 3명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먼저 강동주. 김사부의 시작에 한 몫을 차지하기도 했던 어린 동주였고, 닥터 부용주의 한 마디에 삶의 방향을 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주는 이른바 '흔들리는 청춘'을 대표한다. 성공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그 와중에 잘못된 길로 걷기도 하면서 다치고 깨지고, 자신만 탓하는 혹은 자신의 뜻대로 되어주지 않는 세상을 탓하고 원망한다. 그런 동주가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나 지금의 청년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묘하게 불편하기도 했다.

 

그런 동주를 따뜻하게 감싸주기 보다는, 넘어졌으면 손을 내어 도와주기 보다는, 일어설 수 있도록 그저 지켜봐주는 어른이 조금 밉기도 하면서, 혹은 제 앞가림하나 똑바로 하지 못하는 동주가 한심하고 보기 싫기도 하면서 이런 저런 다양한 감정들로 강동주라는 인물을 봤었다. 끝내는 스스로 무수히 여러번 바위에 부딪혀가며 단단해지는 동주를 보며, 어쩌면 이 드라마는 동주의 성장스토리라 해도 맞을 듯 하다.

 

물론 서정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저 이대로 쭉 나아가기만 하면 될 거라 생각했던 서정의 인생은 큰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김사부를 만나게 되면서 크게 달라진다. 특히 김사부의 영향을 받아 응급의학의에 흉부외과까지 더블보드를 하면서 조금은 돌아가는 길일지언정 서정은 자신이 믿는 길을 의심하지 않으며 넘어져도 씩씩하게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간다. 잊을만하면 자꾸 나쁜 어른들이 잡고 흔들어대는 동주인 반면 서정은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잡은 순간부터 흔들림이 없다. 물론 조금 힘들고 괴롭고 그래서 눈물도 흘리지만, 조금은 갈등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끝내 자신만의 트라우마를 이기고 의사로서 한층한층 성장하는 서정의 모습을 보면서 참 뿌듯하기도 하다.

 

 

 

그리고 당연히 김사부의 이야기에 감명을 받을 수 밖에 없지요. 국내 유일의 트리플보드, 괴팍한 성정을 지닌 괴짜 천재 의사 타이틀을 건 이 낭만닥터에게. 한때 거대병원의 정말 잘나가는 의과의사였던 그는 14년 전 제자의 죽음과 그에 연관된 병원의 비리에 모든 잘못을 자신이 뒤집어쓰고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는 돌담병원의 외과의로서 오로지 무조건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는 그 하나에 최선을 다한다.

 

14년 전 자신 몰래 행해졌던 대리수술에서 제자를 잃었던 부용주는 스스로를 비겁했다 여기고, 침묵했고, 도망쳤지만 사실은 그는 이기는 방법을 몰랐던 거였고, 변명하고 싶지 않았던 거고, 그게 책임지는 일이라 생각했던 것. 19화 말미에 오기자를 통해 나오는 대사인데 이게 꽤 멋있다. 과거의 부용주를 설명할 수 있는 한 문장이라고 본다. 오로지 사람을 살린다는 것 하나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 낭만닥터는 더이상 침묵하지 않고, 더이상 피하지 않고 잘못된 것을, 옳지 않은 것을 정면으로 깨부순다. 사사건건 김사부와 부딪히고 돌담병원을 위협하는 도윤완이라는 절대권력을 신랄하게 깨부스는 19, 20화는 정말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달까. 진짜... 거의 20화 내내 어그로를 끌었던 도원장 끝을 보려고 18시간 넘게 기다렸구나....

 

 

 

곁을 내어주는 사람이 정말 극소수였던 이 낭만닥터에게 강동주, 윤서정에 도인범까지 병원에 들어오며 조금은 귀여운(?) 제자들이 옹기종기 붙어 투닥투닥거리기도 하고(강동주, 도인범 잊을만하면 싸우고 강동주 잊을만하면 사부한테 대들고, 도인범 잊을만하면 해봤다고 거짓말하고), 좀 사람사는 냄새를 나게도 하며, 애들 키우는 맛이 쏠쏠했던(???) 김사부의 성장하는 이야기. 아니, 더 옳은 쪽으로, 더 가치있는 쪽으로 한걸음 힘차게 나아가는 이야기. 우리 그냥 막 사는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인지 들려주는 이야기. 그게 바로 낭만닥터 김사부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 우습지 않은가.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는 어느 시인의 편지글 중 일부로 시작된다.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김사부를 상징하는 것과도 같은 이 낭만적인 글귀의 주인공을 지금 포탈에 검색을 하면 "가치를 죽여버리고 아름다움을 타락시킨 자"가 바로 누군지... 쓴웃음이 나온다. 검색어 타고 들어오게 하기 싫으니까 안 쓴다.

 

- 종영 당시에는 아마 시즌2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쨌든 시즌1에서 과거에 대한 얘기는 다 나왔다. 닥터 부용주가 왜 닥터 김사부가 됐는지, 과거에 묵은 악연들도 풀어내고(근데 도윤완 다시 돌아옴 대박), 어깨에 지고 있던 과거의 책임들도 털어내고, 심지어는 번외편에 첫사랑까지 나오고. 김사부의 과거에서 파낼 건 다 파내먹었다고 본다. 그러면 16부작인 시즌2에서는 보다 현재에 집중한 이야기일듯. 또 시작되는 도윤완의 방해공작과(feat.박민국 부원장), 3년 전 다친 손목 위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 같은데. 과거 얘기는 도무지 할꺼리가 없지 않을까 싶다. 뜬금갑툭 새 과거 에피가 나오지 않는 이상은.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두 남여주인공의 성장이 아무래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겠지. 이건 뭐 흔들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부여잡고 탈탈 흔들어대는 청춘인 것 같아서.

 

 

이런 갓과 갓이 만나 애틋한 장면은 방송에 왜 안나와? 짜증난다(feat.김사부)
번외편에서 김사부 독기 바닥까지 다 빠짐. 두 분 한참 예쁘고 잘생겼으니까(??) 이때싶 멜로하나 찍어서 이 순간을 남깁니다. 찐한 정통멜로.

 

- 제발 부탁인데 손목은 한 3회? 정도로 마무리하고 완치로 갑시다. 우리 천재 의사샘에게 그 어떤 한계도 심어주지 말아요 짜증나니까. 또다시 시작될 김사부의 애기들 키우기(???) 기대된다. 그리고 기회되면 수트 입혀주세요. 내가 수트 사진 올릴려고 지금 포스트 쓰는 거거든요.

 

 

진심 입틀막

 

 

 

블랙이 굉장히 위험한 색이란 걸 깨달았다
근데 의외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김사부 모습은 이거. 그을음과 상처를 얼굴에 덕지덕지 묻히고 온 바로 이 출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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