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 드라마의 가장 큰 단점은 방송시간이 빠르다는 것...? 나한테만 단점인가. 주말이니까 평일보다는 조금 일찍 시작해도 좋다는 생각이 드는가 하면, 이것저것 놀 거 다 놀고 게으름 피우다 이제 좀 정리할까 생각이 들때 드라마가 시작하니 이도저도 못하고 TV 앞에 앉게 된단 말이다. 그래서 아무리 재밌어도 TVN 주말드라마는 피하려고 했건만,
우연히 재방송으로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빠지게 되었다. 전작인 '알함브라의 궁전'은 애저녁에 첫회부터 놓쳐버렸는데 어느새 끝나버렸다네? 헐랭방구. 설명절에 어디한번 몰아볼까 했다가 첫날부터 그냥 내리 잠만 자는 바람에 포기다. 그런데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로맨스는 별책부록 2화가 재방송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마침 할 일도 없고 볼 것도 없는데, 이참에 이종석 이나영 투 톱의 비쥬얼 구경이나 할 생각에 자리를 잡았다. 중간중간 궁금한 드라마 내용은 프로드라마러 엄니에게 SOS 치면서.
2화의 첫 시작은 차은호(이종석)이 편집장으로 있는 도서출판 겨루의 신입사원 면접에 나온 강단이(이나영)의 모습이었다. 면접 자리에서 강단이와 차은호는 면접자와 심사자로 만나게 되고, 아주 어렸을때부터 서로를 아는 절친한 사이지만 모르척 한다. 명문대 졸업에 한때는 이름 꽤나 날리던 카피라이터였지만 딸 재희를 키우기 위해 경력단절녀가 되어버린 강단이는 짱짱한 스펙을 숨기고 고졸 계약직 자리에 지원을 한 것. 참으로 짠하기도 하지. 열심히 공부하고 또 열심히 일했었지만, 가정을 위해 투자했던 시간은 사회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겨우겨우 회사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담당하는 계약직 자리에 채용되어 커피심부름, 택배심부름, 기계 수리 등등 각종 궂은 일을 한다.
어쩌다 기회를 잡아 능력을 발휘해도, 허드렛일을 하는 계약직 사원의 공을 치하하기는 커녕, 윗사람이 냉큼 자기것인마냥 채가버리고 만다. 출판업계만 그러겠는가. 아이디어로 승부를 보는 업계라면 비일비재하지 않을가하는 그런 생각.
책의 본권은 출판사라는 오피스, 책으로 밥 먹는 사람들의 이야기. 별책부록은 로맨스, 책을 만들었는데 로맨스가 따라왔다! 판권명은 책의 마지막 장, 그 책을 만든 '사람'들의 이름. 이 기획의도로 만들어진 드라마라고 하니, 로맨스도 로맨스지만 출판사라는 공간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매일, 매년 쏟아져나오는 책들 중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기는 참으로 어렵지만 그래도 한 권 한 권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4화 초반에 신입사원들의 인쇄소 견학 이야기는 좀 마음이 찡했다.
열심히 만들어낸 책들을 폐지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권 한 권마다 깃들어잇는 그들의 이야기. 매번 새로운 책이 나오는 순간은 세상에 없던 그 무언가가 만들어진 순간이다. 그렇게 태어난 책들이 팔리지 않아서, 혹은 서점에서 불량으로 돌아오거나(돈 주고 산 것도 아닌데 곱게 안 읽어서 -_-), 혹은 사회적 이슈로 인해 아예 팔 수 조차 없게 되거나. 1톤 트럭 두 대의 책을 파쇄하고 받은 서른권 정도의 책을 살 수 있는 돈이 되어 돌아오는데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그게 다 돈이야 돈(feat. 겨루 대표)
별책부록으로 로맨스는 덤이죠. 우리는 가끔 부록을 갖고 싶어서 본권을 사기도 하잖아요? 아는 누나와 아는 동생(그러나 아는 동생은 사실 아는 누나를 짝사랑해왔다! 그리고 누나와 동생은 굉장한 비주얼 탑들!)의 간질간질한 로맨스 이야기. 시덥지 않은 놈팽이와 결혼하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누나의 행복을 바랬건만 아는 누나는 바람 난 남편과 이혼해 위자료 한 푼 못 받고, 하나뿐인 딸은 왕따를 당해 필리핀으로 유학을 보내놓고, 자기 한 몸 둘데 없어 아는 동생의 집에 얹혀살고 있지만, 이 두 사람의 우정이 부담스럽지 않고, 여주인공이 처한 상황이 거북하지 않다. 아마도 딸을 필리핀으로 유학보내버리는 바람에 잘 등장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수도. 이혼녀라기 보다는 싱글녀 같은 모멘트가 좀 보여서 보는 데 부담이 덜하달까.
아는 누나와 아는 동생이 썸을 타고 있는 이 와중에 잘생겼는데 약간 4차원 같은 능력 좋은 북디자이너와 능력있는 여자로 어필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하는 대리님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로맨스 드라마가 참으로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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