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8.2.28
등급 전체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한국
러닝타임 103분
배금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관객수 150만명
감독 임순례
출연 김태리(혜원 역), 류준열(재하 역), 문소리(혜원 엄마 역), 진기주(은숙 역)
줄거리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모든 것이 괜찮은 청춘들의 아주 특별한 사계절 이야기”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혜원은 오랜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을 꿈꾸는 ‘은숙’과 함께
직접 키운 농작물로 한끼 한끼를 만들어 먹으며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게 된 혜원.
그렇게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고향으로 돌아온 진짜 이유를 깨닫게 된 혜원은 새로운 봄을 맞이하기 위한 첫 발을 내딛는데…
* 전혀 전문적이지 않고, 그저 방구석에 뒹굴거리는 어느 한 개인의 주관이 가득 섞인 리뷰입니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제보자>의 임순례 감독이 4년 만에 내놓은 영화라고 한다. 감독은 리틀 포레스트가 관객들에게 휴식 같은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했던데, 제대로 휴식이 되었다. 힐링영화란 바로 이런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감독이 말씀하시길, 이 영화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작은 숲'을 찾을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원작인 일본영화는 보지 않았다. 볼까 했는데, 한국 버전을 보고나니 그냥 딱 너무나도 포근한 느낌이라, 굳이 이 기억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원작은 안 보기로 했다.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려는 마음이다.
임용고시에 떨어진 와중에 남자친구는 합격을 해버려 자존심도 상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도 잃어버린 것만 같은 혜원은 '배가 고파서'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도시의 음식은, 도시의 인스턴트 음식은 혜원을 배고프게 했다. 이 얼마나 담백하면서도 정확한 표현인가. 오랜 친구인 은숙은 은행을 다니며 한번도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고, 도시로 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정착한 재하는 직장에서의 그의 삶에 회의를 느껴 돌아왔다. 든든한 친구들과 이것 저것 만들어 먹고 즐기며 혜원은 겨울을 보낸다.
혜원의 엄마는 혜원이 고등학교 졸업도 전에 고향집을 떠난다. 혜원이 4살 때 아픈 남편과 함께 내려와 혜원이 18살이 될때까지, 혜원이 대학에 합격하여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을 나이가 될때까지 엄마는 혜원의 숲이 되어주었다. 그러나 딸과 함께하는 시간동안 잠시 묻어두었던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엄마는 떠나고, 혜원은 일부러 엄마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 모녀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다. 겉으로는 뾰루퉁해도 사실 혜원은 누구보다 엄마를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더욱 엄마를 찾지 않았을 것이고.
겨울에서 봄으로, 여름으로, 가을로, 그리고 다시 겨울로. 1년을 열심히 농작물을 키우고 먹으며, 때로는 은숙과 투닥거리고 재하네 과수원에서 과일도 따며 오롯이 먹는 것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결국 혜원은 자신의 문제를 다시 마주한다. 그저 피하기만 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지. 문제에 오롯이 부딪히기 위해 서울로 다시 돌아간다. 그리고 다시 봄, 아주 내려온건지 혜원은 캐리어까지 하나 더 들고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고향집에는 마치 엄마도 돌아온 것 같은 여운을 남기며 영화는 끝난다. 혜원이 도시에서의 삶을 아예 정리하고 온 건지, 아니면 또 잠시 내려온 건지, 임용고시를 치르고자 했던 자신의 장래희망을 바꾼건지, 아무것도 힌트는 없지만 그런것들이 걱정이 되지 않는 엔딩이었다. 그저, 자신의 '작은 숲'을 찾은 혜원을 응원하고, 헤원처럼 나도 나의 '작은 숲'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갖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쳤다.
리틀 포레스트는 그저 마음이 포근해지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리를 내어준 따뜻한 영화였다.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해졌다. 누군가가 음식을 만들고 먹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어쩌면 이다지도 편안할 수 있는지. 마치 예전에 구혜선, 안재현 부부가 출연했던 신혼일기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때도 그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사부작사부작 한끼를 만들어먹는 그들의 일상을 그냥 계속 보고 있었다. 그냥 그렇게 건강해보이는 맛있는 것을 만들어 먹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마음이 건강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런 느낌을 리틀 포레스트를 통해 다시 받았다. 작지만 깊은 울림을 준 좋은 영화,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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