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옥란면옥 리뷰(KBS 추석특집극 옥란면옥)

반응형

 

소개

70년 동안 평양냉면 외길 인생을 살아온 아흔이 다된 아버지 달재와 냉면에서 벗어나 서울로 뜨고 싶은 마흔이 다된 노총각 아들 봉길의 부자전쟁을 그린 코믹휴먼드라마

 

연출 김정현

극본 조용

 

출연 신구, 김강우, 이설, 인교진 외

 


 

#기획의도

 

주제는 무겁지만..
이야기는 그리 무겁거나 어둡지 않게 그려내고자 한다.
반세기 넘도록 평양냉면과 통일에 집착하는 늙은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가 지긋지긋해 빨리 죽기를 염원하면서도
마흔이 되도록 아버지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아들의 아이러니는 휴먼 코미디다.
과거를 숨기고 옥란면옥에 들어온 탈북녀 영란과
그런 영란에게 이유모를 호기심과 동정과 애틋함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동한 아들의
남남북녀 로맨스도 꽤 유쾌하다.
다만 이야기 후반, 영란의 숨겨진 과거가 드러나면서
우리가 여전히 간과했던, 혹은 남북 해빙 모드에 잠시 망각하고 있었던
탈북여성들의 서글픈 현실이 슬쩍 드러날 뿐이다.
부디, 어느 유명 냉면집에서 시원한 평양냉면 한 사발을 사 먹을 때..
남북정상들이 마주앉아 웃음 지으며 냉면을 먹던 그 모습이 아니라-
중국 시골에서.. 북한 수용소에서.. 남한 유흥업소에서..
아니면 그 어디도 아닌 제 3국에서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고 있을 우리 동족,
탈북민들의 ‘안정’과 ‘평안’을 간절히 염원해주시길 바라본다.


 

#후기 REVIEW

 

연휴의 끝자락이 아쉬워 질척대며 아까운 시간을 죽이던 중 KBS에서 추석특집극을 한다그래서 호기심이 생겨 TV 앞에 앉았다.

설이나 추석에 특집 드라마가 하면 보통 이른 오전시간에 하는 경우가 많아 한껏 늦잠 자고 일어나면 방송시간을 놓치기 일수였다. 그리고 비슷비슷한 드라마 주제와 배우여서 어느날인가 조금 식상하다는 아쉬움이 들면서 챙겨보지 않게 되었는데..

 

꽃보다 할배로 더 유명해지신 신구 선생님과!! 잘생긴 우리 강우 배우!! 김강우 배우 잘생겼어.. 잘생긴게 제일 재밌어(?). 이 둘이 냉면집을 운영하는 부자 사이로 나와 서로 아옹다옹하는 휴먼코믹드라마라니. 어머 이건 봐줘야해!

 

신구 선생님, 연기하시는 모습 반가워요!


 

그저 할말은 그것뿐. 잘생겼고, 연기도 찰지다!

 

옥란면옥의 '옥란'은 달재가 북에 두고 온, 그가 사랑했던 여인의 이름이다. 달재는 그녀를 잊지 못하고, 언젠가 옥란이 올 것이라 믿고 기다리며 그들이 만나기로 했던 '월평'에 냉면집을 세우고 70여년간 운영해왔다. 오매불망 옥란만 기다리던 달재는 술 먹고 사고를 제대로 치는 바람에 오십줄에 아들 '봉길'을 얻게 되었다. 봉길의 모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달재는 그렇게 아들인 봉길과 함께 살아오고 있었다. 봉길이 사십 가까이 늙은 숫총각으로 살아오면서 첫사랑 수진은 아버지 달재가 풍을 맞자 도망가 버리고, 아버지 대신 봉길의 냉면은 맛이 영 좋지 않아 가게는 벌이가 좋지 못하다. 냉면을 제대로 못 만들어오니 달재에게 혼나기 일수다. 그는 매일 눈물바람으로 교회에 가서 기도한다. 아버지를 빨리 올려보내달라구. 기도 제목은 통일.

 

월평의 옥란면옥은 달재와 봉길, 두 부자의 삶의 터전이자 아들의 일생이 담겨있으며 아버지의 그리움과 기다림이 가득 묻힌 곳이었다.

 

그런데 이 옥란면옥이 재개발의 위기에 처했다. 봉길의 친구 강수는 봉길에게 아버지를 잘 설득해서 얼른 가게자리를 넘기라하고, 강수의 동생 봉수는 가게를 빨리 정리하라며 어깨들을(?) 끌고 와서 달재에게 행패를 부린다.

 

적재적소에 등장하여 주심

츤데레야 츤데레

봉길이 숫총각으로 늙고 있는동안 벌써 세번때 결혼을 올리는 친구 대창의 술자리에 갔다가 봉길은 미스테리한 여인, 영란을 만난다. 봉길이 술먹고 깽판을 쳐준 덕분에 영란은 술집에서 잘리고, 봉길을 졸졸 따라온 영란은 어쩌다보니 옥란면옥에 취직하게 되었다. 영란이 만든 육수 맛이 기가막혔던 것! 달재는 월급 2백만원을 약속하여 영란을 집안으로 들인다.영란을 연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정말 인상깊었다

 

재개발에 맞서 옥란면옥을 지키려는 달재의 수발도 들어주며, 성격이 만만치 않은 노인네와 이랬다저랬다 변덕도 심한 노총각 아들내미와 함께 열심히 냉면을 만들며 지내는 영란. 영란의 냉면 맛이 퍽 좋아서 옥란면옥은 금새 유명해진다. 그러는 사이 봉길와 영란은 썸을 타게 되고. 유명해진 옥란면옥을 취재하기 위해 맛집 프로그램의 작가였던 봉길의 첫사랑 수진이 돌아온다.

 

영란은 자신의 얼굴을 방송에 내보내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옥란면옥의 촬영을 허락하지만, 아니나달라.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 영란의 얼굴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영란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중국인들에게 잡혀가 여관에 감금되었다. 알고보니 그녀는 조선족이 아니라 탈북민이었던 것. 좀 더 나은 삶을 꿈꾸며 어렵사리 북을 탈출했지만 여기저기 헐값에 팔려가며 겨우겨우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교회의 도움으로 어찌어찌하여 중국인 브로커들의 손에서 벗어나 월평까지 왔지만 결국 그들에게 잡혀 버린 것이다.

 

영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봉길은 강수봉수형제와 함께 영란을 구하러 간다. 강수봉수형제를 양옆에 끼고 가는게 코믹이었다. 약역하나 없는 담백한 드라마. 드라마를 보다보면 봉수가 참 귀엽다. 봉길은 영란을 구하고, 1인시위를 하며 재개발을 막아보려던 달재는 그만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는데, 결국 엔딩에 어린 옥란을 만나러 가는 달재가 나오면서 그가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더이상 옥란면옥이 아닌 '영란면옥'에 봉길이 냉면을 만들며 봉길영란 부부의 행복한 모습으로 드라마는 끝난다.

 

'옥란'과 '영란'

'달재'와 '봉길'

 

사랑에 애달파하는 것이 이 부자의 운명인가. 한국전쟁을 겪었던 부모세대와 그들의 아들딸들이 어찌나 이리도 비슷한 운명이던지. 특히나 달재와 봉길은 50여년 가까이의 세대차가 나고, 홀애비에 외아들에 서로 성격도 만만치않아 부딪히기 일수였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떠나지 않고, 옥란면옥을 지키려하는 그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봉길은 자신이 나고 자란 동네와 아버지를 사랑하고 지켜주고 싶어하는 그의 순박한 마음이었고, 달재는 자신이 죽고 나면 세상에 혼자 남을 아들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이 아니었을까. 달재는 떠났지만 영란이 그에 곁에 남아 봉길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행복해졌다. 달재 역시 봉길을 두고 오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았다. 봉길의 옆에는 영란이 있었고, 그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옥란을 만났으니.

 

추석이 원래 가지고 있던 의미가 뭐였나 잠깐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아니, 추석보다는 '가족'이 더 적당하겠다. 오랜만에 따뜻한 엄마 품이 생각나게 하는 그런 드라마. 그러면서도 드라마가 던져주는 메세지는 사실 가볍지는 않다. 탈북민의 소재를 가볍게 다루지 않았다. 그들은 꿈과 희망을 갖고 죽을 힘을 다해 고향을 떠나왔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히 따듯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달재와 봉길같은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 잠시 그들이 처한 현실을 아주 살짝 엿보느라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어딘가 마음속에 작게 자리잡은 가족애를 잠깐이나마 떠올리게 했던 드라마.

 

이 따뜻한 드라마에서 가장 비현실적이었던 건 낼모레 마흔인데 자기 혼자라고 찡찡대는 김강우 배우의 얼굴이었다....

 

 

#POOQ(푹) KBS 추석특집극 옥란면옥 1회 다시보기 아래 이미지 클릭!

 

 

#POOQ(푹) KBS 추석특집극 옥란면옥 2회 다시보기 아래 이미지 클릭!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