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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극장 1열

군함도(The Bettleship Islan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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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17.7.26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액션, 드라마

국가 한국

러닝타임 132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관객수 659명 '17년 7위

 

감독 류승완

각본 류승완, 신경일

출연 황정민(이강옥 역), 소지섭(최칠성 역), 송중기(박무영 역), 이정현(오말년 역), 김수안(이소희 역), 이경영(유학철 역), 김민재(송종구 역), 김중희(야마다 역)

 

 

줄거리

1945년 일제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ㅇ리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등 각기 다르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한다.

 

하지만 그들이 함께 탄 배가 도착한 곳은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노동자로 착취하고 있던 ‘지옥섬’ 군함도였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온 조선인들이 해저 1,000 미터 깊이의 막장 속에서 매일 가스 폭발의 위험을 감수하며 노역해야 하는 군함도. 
강옥은 어떻게 하든 일본인 관리의 비위를 맞춰 딸 소희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를 다하고, 칠성과 말년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스런 하루하루를 견뎌낸다. 한편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자 광복군 소속 OSS 요원 ‘무영’(송중기)은 독립운동의 주요인사 구출 작전을 지시 받고 군함도에 잠입한다. 
 
일본 전역에 미국의 폭격이 시작되고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은 군함도에서 조선인에게 저지른 모든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조선인들을 갱도에 가둔 채 폭파하려고 한다. 이를 눈치 챈 무영은, 강옥, 칠성, 말년을 비롯한 조선인 모두와 군함도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하는데...!
 
지옥섬 군함도, 조선인들의 목숨을 건 탈출이 시작된다!

 


 

개봉당시에 이 영화에 대한 기억은... 기대하며 극장갔다가 다들 조금 실망해서 돌아왔다는 건데. 난 얼마전에 VOD로 봤고.. 심심해서... 줄거리는 뭐... 보통이다. 줄거리가 곧 내용이라고 뭐 더 없다. 뭔가 구린내가 나는 듯한 착한 놈은 예상했던 대로 나쁜 놈이었고. 나쁜 일본인과 더 나쁜 조선인이 조선인들을 핍박했다는 식의 전개는 요즘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거라 더 새롭게 다가오진 않는데 그땐 어땠을지 모르겠다. 다만 마지막에 군함도를 탈출하기 위한 과정이 라이언 일병 구하기급이고, 실제 팩트와는 관련이 없으며 난데없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급 액션이 그러져서 상당히 의아하긴 했지만.

 

군함도라는 소재는 굳이 이렇게 온갖 화려한 액션을 던져넣지 않고 담백하고 잔잔하게 그러나 진실되고 냉철하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아쉬움이 들면서, 아무리 영화가 판타지고 드라마라지만 지켜야할 선은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소재가 감독을 잘못 만났나 싶은.

 

보고나서 든 생각이 난 그냥 호도 아니고 불호도 아니고 시간때우기용으로 끝나버리고 말았는데(재미도 감동도 난 잘 모르겠다) 그때는 왜그리도 욕을 욕을 쳐먹었던가(?)였다. 그래서 좀 검색을 해봤다. 일본이 지워버린 지옥섬의 진실을 밝힌다, 실제 생존자가 시사회에 참석하는 등 초반엔 분위기가 좋았었는데. 개봉 전 예매율도 상당했다(예매율이 먼저인가 스크린 독과점이 더 먼저인가 모르겠다). 개봉 첫날만 해도 천만영화를 본다는 둥, 밀리고 있던 한국영화가 힘을 발휘한다는 둥, 잃어버린 역사를 알려준다는 둥 칭찬일색이었다. 첫날만해도 분위기 좋았지. 그리고 군함도는 영화 첫 부분에 투자자들의 이름을 넣지 않겠다고 류승완 감독이 선언한 영화였다. 한국영화의 관행을 깬다는 취지.

 

첫번째는 스크림 독과점 문제였다. 개봉 3일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는데 스크린 수가 무려 2,000개 이상이었다. 한 관에서 100명씩, 하루종일 10번 상영하면 금방 200만을 넘는다는 것. 이렇게 생각해보니 659만명은 생각보다 많이 부족한 숫자였겠네. 어쨌든 배급사는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까 스크린수를 늘리는 것이라며 스크린 독과점을 합리화했다는데 그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인지. 볼 게 그거밖에 없어서 보는거다.

 

두번째는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평가에 역사논란에 휩싸인 것. 극 초반에는 하시마 섬에 끌려온 조선인들이 겪는 고초가 세밀하게 묘사되었지만 그게 다였다. 그 이후에는 그곳에 참상이 잘 드러나지 않았는데, 오히려 서로 간의 갈등으로 대립하기를 반복하는 여느 사회와 다를바 없었다. 여기에 나쁜 일본인, 더 나쁜 조선인이 섞여있다는게 다르다면 다르지. 강옥이 일본군을 매수해 술과 담배를 즐긴다는 것,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이 모여 전체회의를 하고 능동적인 토론까지하는 내용 등은 실제 역사에 없던 일이라고 하고, 위에서 언급했던 라이언일병 구하기급의 전투를 통한 집단탈출은 완전한 역사왜곡. 한 장면, 두 장면 관객에게 불편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눈에 띄며 영화에 대한 평가를 불호로 연결시켰고, 그 장면들은 아무리 창작물이어도 도가 지나쳤다는 생각을 들게끔 했다는 것이다.

 

전체회의를 할때 촛불을 드는 장면, 솔직히 난 좀 불편했다. 촛불집회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이 너무 간거 아닌가 싶을 정도. 의도가 너무 선명하게 보이면 때론 불편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심지어 유학철은 나쁜놈이었으니 더더욱. 촛불만 들면 다 그 의미가 전해지는 건 아니지 않는가. 중요한 건 촛불이 아니라 그것을 들었던 민중의 의지였다.

 

가끔 모두가 NO!라고 외칠때 괜히 보고 싶은 청개구리 마음, 까도 보고 깐다는 나의 신념(?)이 합쳐져 굳이 굳이 시간을 짜내어 보게 된 영화였는데. 그냥 태후를 떠올리게 하는 잘생긴 송중기 얼굴 잘 구경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황정민의 또 그 연기라서 아쉬웠고(그에게 그런 눈물짜내는 아버지 역할은 그만 맡기자), 소지섭은 이 영화를 왜 하고 싶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아쉬운 캐릭터였고, 이정현의 연기가 좋았는데 좋은 것만큼 잘 드러나지는 않은 것 같아서 또 아쉽고.

 

그 시대에 나쁜 일본인과 더 나쁜 조선인이 있었던 거 모르지 않는다. 다만 그런 인물들을 다루고 싶었다면 서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영화는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뺐어야 했는데 이건 뭐 스토리도 포기못하고 액션도 포기 못하고 제작비를 들이부었으니 이도 저도 아닌 영화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말했지 않은가. 소재가 감독을 잘못 만난거 같다고. 모두가 NO라고 할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끼며.

 

그렇지만 스크린 독과점은 감독 잘못이 아니니 그건 감독을 탓하지 말자. 조금 더 덜어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가득하지만, 그래도 류승완이라는 이름 석자의 힘은 아직 믿고 있으므로 다음 작품을 기다려본다. 제발. 아, 그리고 내가 이 영화 뒤로 버릇이 생겼다. 배급사가 어디인지 확인하는 버릇.

 

그래야 할 소재가 있고 아닌 소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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