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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극장 1열

명당 (FENGSHUI, 2017) (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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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018.9.19

등급 12세 관람가

국가 한국

러닝타임 126분

배금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감독 박희곤

출연 조승우(박재상 역), 지성(흥선 역), 김성균(기병기 역), 백윤식(김좌근 역), 문채원(초선 역), 유재명(구용식 역), 박추선(정만인 역), 이원근(헌종 역)

 

줄거리

명당이란,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땅의 기운이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뜻을 함께하여 김좌근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두 명의 왕이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되는데…


 


추석에 맞추어 어찌나 영화들이 쏟아져나오던지. 무엇을 볼까 고민할 것도 없이 명당을 고른 이유는 오랫동안 개봉을 기다려왔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주피터 필름의 역학 3부작 완결판인 명당. 전작인 궁합은 꽤나 실망을 했던지라...(VOD로 봤으니 망정이지 돈 주고 영화관 가서 봤으면... 그저 한숨). 역학 3부작의 마지막인데다가 연기력으로는 의심할 필요가 없을 조승우, 지성 이 두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상당히 믿음이 가는 작품이었다. 재밌게 봤던 관상까지는 못하더라도 궁합보다는 낫겠지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결과는 대만족. 별점을 준다면 별 다섯개중 네개 반을 주고 싶다. 깍아먹은 절반은 약간 부족했던 스토리 뒷심.

 

어디까지가 팩트고 어디까지가 픽션인가 아리송아리송해서 찾아볼 수 밖에 없는 매력을 지녔다 이 영화.

 

 

 

 

 

 

 

펙트체크 1. 제일 궁금했던 흥선대원군의 아버지인 남연군의 묘자리. 찾아보니 정말로 지관이 알려준 명당자리가 맞고, 2대 천자가 나올 자리라고 했던 것도 맞다. 또한 이미 그 자리에는 가야사가 들어서 있어 흥선대원군이 이 절을 불태우고 아버지의 묘를 이장해온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남연군 묘'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057692&cid=42840&categoryId=42852 )

 

그러니 이 영화는 이 팩트를 기초로 픽션을 적절히 녹아낸 영화였던 것. 흥선이 당대의 명지관인 정만인에게 명당자리를 알려달라고 했다는 말도 있던데 정만인이 실존인물이라는 것에서 충격이었다. 내가 공부했던 한국사 책 어딘가에 분명히 흥선대원군의 아버지 묘가 서양인들에 의해 파헤쳐졌다던데 찾아보니 역시 그것도 맞았다. 이장할때 철 수만근을 붓고 강회로 비벼 다행히 묘가 파헤쳐질때도 많이 상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팩트체크 2. 철종인 줄 알았는데 헌종이네. 영화를 보면서 조승우, 지성, 김성균, 유재명 등등 이름만으로도 대단한 주조연배우들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이가 있었으니 임금 역할의 이원근 배우였다. 다음 왕이 흥선의 아들 고종이었으니 다행히 저 왕은 철종이겠구나 지레짐작했는데 나와서 찾아보니 헌종이었다. 흥선이 아비의 묘를 이장하고 11년 후인 1863년에 그의 아들이 고종이 되었고 철종의 재위기간은 1849년부터 14년간이었다고 하는데... 뭔가 좀 시기가 안맞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드니 대충 넘어가도록 하자. 깊이 생각하면 머리 아프다. 어쨌든 헌종 역할의 이원근 배우가 참 연기를 잘했다. 큰소리칠때의 발성도 생각보다 괜찮았고, 호기롭게 김좌근에게 덤비다가 맥없이 무너질때의 그 힘없는 임금의 느낌을 꽤나 잘 살렸다.

 

 

역사를 소재로 쓴 영화의 성공여부는 무엇일까. 실제 역사가 스포이니 정해져있는 결말에 다가갈 수밖에 없다. 관상이 그러했듯, 우리는 계유정난의 결말을 알면서도, 한명회가 나오는 소재의 작품을 볼 때마다 저 인간이 죽어버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혹은 세조가 그러지 않았으면 혹은 문종이 더 오래 살았다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정해진 결말 앞에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도 아 저때 그러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공감을 끌어내는 힘이 바로 성공의 열쇠가 아닐까. 그러나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상상의 노력이 무색하게 실제의 역사는 우리에게 씁슬함을 주나 동시에 타산지석으로 삼고자 하는 교훈을 준다.

 

명당은 타산지석 뭐 그런거까지는 아니고, 그저 남연군 묘가 이장되었다는 사실과 아들이 왕이 되기까지 흥선 이하응의 행보에 대해 명당에 대한 권력가들의 야망과 지관이라는 능력자들을 가져다가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데 영화의 매력이 있다. 끝나고 나서 처음 한 말이 그거였다. 이 영화 진짜 그럴듯하네. 물론 이런 느낌을 주는데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특히나 영화 중반 이후부터 언젠가부터 눈에 광기가 서려있는 흥선의 지성과 어떻게든 2대 천자가 난다는 명당 자리가 알려지는 것을 막아보려는 눈물겨운 지관 조승우의 연기가 최고이시다. 지성 눈에 광기가 정말 소름이었다. 가뜩이나 눈도 크고 잘생긴 양반이 막 광기를 뿜어내니... 근데 사실 난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마지막 엔딩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부터 스. 포. 주. 의

 

 

아비까지 죽여가며 길이길이 남을 권세를 누리고자했던 김병기에게 아비를 흉지에 묻히게 하는 빅 엿을 날리며 재상은 조선 이곳 저곳을 영혼의 단짝(?) 용식과 떠돌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 나온 엔딩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였으니.

 

어느새 백발의 주름지고 검버섯도 군데군데 얼굴에 난 노년의 재상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개화된 젊은 조선의 청년들이 앉아있다. 재산을 팔아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무관학교를 세우려 한다는 이 청년들은 그 터로 어디가 좋겠는지 재상에게 물어보러 온것이다. 재상은 지도를 꺼내들더니 백두산의 서쪽, 서간도 땅에 학교를 세울 것을 권한다. 그리고 용식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보태쓰라며 귀한 보화와 땅문서도 내놓는다. 그리하여 새로이 무관학교의 이름도 지어주니 '신흥'이었다. 그렇다면 재상의 앞에 앉아있던 젊은이들은 나라를 위해 가진 재산을 아낌없이 독립운동에 썼던 이회영 일가의 사람들인가보다.

 

이것이 진짜든 아니든 어떠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에 있던 생각은 이것이 고종의 바로 앞시대의 이야기이고, 몇십년 뒤의 조선의 미래가 얼마나 처참할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바로 그 앞시대에서는 세도가들이 권력유지를 위해(장동 김씨라고 바꾼게 웃기지만 너나우리 모두가 안동인 것을 알고 있으니 그냥 웃는다)에 나라가 망해가는 줄 모르고 그저 제 놈들 재산만 불리고 있었으니. 2대 천자가 나올 명당 자리를 묘자리로 썼다고 해서 임금이 2명만 나왔겠는가. 그냥 이미 조선은 나라가 망하는 길을 가고 있었을 뿐인데. 그러나 온전히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어느 이름 없는 지관의 마음이 갸륵하지 않은가 싶었다.

 

관상가 영감이 그러지 않았는가. 그냥 그 때 그 자리에 그들이 있었을 뿐이라고. 그저 시대가 흘러가는 동안 결정적인 순간에 있던 그 사람의 관상이 그러했고, 어떤이들의 궁합이 그러했으며, 그곳의 땅이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그랬던 거라... 그리 위로해보는 것일 뿐이지.

 

 

가야사 자리를 차지하려고 흥선과 병기가 피흘리며 신나게 싸우다가 갑자기 내 아들이 왕이되면 네 놈 봐주마, 그럼 임금의 묘자리는 내가 고르겠다 하더니 서로 칼내리고 각자 갈길 가는 두 사람의 결말은 좀 김이 빠지긴 했다.

 

아 커여워서 미쳐버리겠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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