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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극장 1열

[리뷰]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Fantastic Beasts: The Secrets of Dumbledore,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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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2022.04.13. (한국 기준)

장르 판타지, 모험

국가 미국, 영국

러닝타임 142분

배급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감독 데이빗 예이츠

출연 에디 레드메인(뉴트 스캐맨더), 주드 로(알버스 덤블도어), 매즈 미켈슨(겔러트 그린델왈드), 댄 포글러(제이콥 코왈스키), 앨리슨 수돌(퀴니 골드스틴), 에즈라 밀러(크레댄스 베어본), 칼럼 터너(테세우스 스캐맨더), 제시카 윌리엄스(율랄리 힉스), 윌리엄 나딜람(유서프 카마)

 

| 줄거리

1930년대, 제2차 세계대전에 마법사들이 개입하게 되면서 강력한 어둠의 마법사 그린델왈드의 힘이 급속도로 커진다. 덤블도어는 뉴트 스캐맨더에게 위대한 마법사 가문의 후손, 마법학교의 유능한 교사, 머글 등으로 이루어진 팀에게 임무를 맡긴다. 이에 뉴트와 친구들은 머글과의 전쟁을 선포한 그린델왈드와 추종자들, 그의 위험한 신비한 동물들에게 맞서 세상을 구할 거대한 전쟁에 나선다. 한ㅍ녀 전쟁의 위기가 최고조로 달한 상황 속에서 덤블도어는 더 이상 방관자로 머물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하고, 서서히 숨겨진 비밀이 드러나는데...

 

| 후기

한 줄 요약 : 산만한 전개, 그래도 빛나는 캐릭터, 4편 나올 수 있나요?

 

여러모로 아쉬운 점도 있고, 마음에 드는 점도 있고, 보고 나니 덕후의 마음을 참 심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나이대로는 분명히 해덕이어야 하지만, 소설 6편부터 거대해진 세계관에 정줄을 놓으며 관심도 놓아버린 나는 시간과 돈이 남아도는 나이가 되니 신동사 덕후가 되어버렸단 말이다.. 심란한 마음을 글로 끄적여보자면...

 

1. 매즈 미켈슨으로 바뀐 그린델왈드

조니 뎁의 그린델왈드와 매즈의 그린델왈드는 매력이 서로 완전 다르다. 조니 뎁의 캐릭터는 어딘가 나사가 제대로 잘못 박힌 미친 놈(이미 눈동자부터 맛이 갔음)이었다면 매즈의 캐릭터는 철저하게 계산된, 완벽하게 악의 무리를 잘 이끄는(?) 리더형 나쁜 놈의 이미지다. 덕분에 그린델왈드의 정치적인 수작이 돋보여야했던 이번 편에서 매즈가 한층 더 잘 어울렸다. 하지만 신그범에서의 오묘하고 다양하게 미친 놈이었던 그린델왈드가 살짝 그립기는 하다(캐릭터가 그립다는 거다).

 

여튼, 매즈가 넥타이가 풀린 채 등장하는 씬이 있다. 세계 최고로 섹시하다. 이거 안 본 덕후는 없어야 한다.

 

2. 어디로 갔나 신비한 동물들

2편부터 꾸준히 나오는 비판점 중에 하나는 동물들의 비중이 적다는 것인데, 나는 여기에는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 신비한 동물들의 비중은 1편에서 가장 많았는데,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1편에는 당연히 Fantastic Beasts의 비중이 많아야했다. 그래야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모으지. 부제도 무려 'Where to Find Them'이지 않나(딕셔너리, -피디아도 아니다). 2편부터 본격적으로 과거의 이야기,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이야기로 이야기 중심축이 옮겨가면서 신비한 동물들은 메인에서 밀려나갈 수 밖에. 대신 중요한 순간에는 늘 동물들이 있었다. 신그범에도 마지막에는 우리의 귀여운 니플러가 활약하지 않았나. 어쨌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비판을 수용한건지, 3편은 확실히 2편보다 동물들의 비중이 커졌다(하지만 기린이 이렇게까지 메인으로 등장해야했나는 의문. 특히 미국쪽은 신비한 동물들 자체에 대해서도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3. 덤블도어의 비밀? 사랑이 비밀이 되는 곳, 부탄

덤블도어는 내내 그린델왈드와 자신의 관계를 '사랑'이라고 표현한다. 심지어 대놓고 싸울때도 충분히 그에 대한 감정(미련일지도)을 드러내는 씬을 넣어놨다. 그건 그린델왈드도 마찬가지다. 둘 다 미련이 뚝뚝 떨어지는 가운데, 매즈의 거친 생각과 주드의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텨보는 우리 모두, 그건 아마도 전쟁같은 사랑... 이렇게 그의 성정체성에 대해 온 세상에 공표해버리는 가운데, 뭐가 비밀인지를 모르겠다. 굳이 부제를 비밀로 잡을 필요가 있었다. 비밀이 아니라 비밀 작전이겠지. 

 

4. 산만한 스토리 전개, 덤블도어의 비밀 작전의 전령이 되어버린 뉴트

이 부분이 제일 아쉬운데, 스토리가 좀 산만하다. 조앤 롤링이 이걸 책으로 썼다면 흥미진진했을테지만, 이것이 각본이라서 문제인 것이다. 부족한 그녀의 필력에(?) 각본가를 투입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나마 이 정도인가. 그린델왈드의 음모를 막기 위해 덤블도어가 부지런히 비밀 작전을 짜고, 이 작전의 성공을 위해 메신저가 된 뉴트, 그리고 덤블도어의 팀. 미래를 내다보는 그린델왈드를 막기 위해 서로서로가 무슨 작전을 수행하는지 모른채 그저 그의 지시대로 하는데, 이게 참 상당히 정신이 없다. 뭘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느낌.

 

5. 빛나는 캐릭터도 있고, 이게 무슨 일인지 싶은 캐릭터도 있고

단연코 뉴트의 캐릭터는 시리즈 내내 빛난다. 덤블도어로 비중이 쏠려버려서 뉴트의 활약이 왠지 줄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등장하는 씬마다 확실이 주인공이 확실하다. 특히 약간 서비스(?)같은 느낌이 나는 '뉴트의 감옥에 갖힌 형 구하러가기'는 시리즈 내내 있던 뉴트의 덕후몰이(?)를 이어갔다. 1편의 뉴트는 사람은 관심없고 오직 신비한 동물들에만 사랑하는 마법사였다면, 티나와 제이콥을 만나면서 마음의 문을 연 뉴트는 2편에서는 그의 바운더리 안에 그의 사람들을 들인다. 그리고 그의 사람 중의 하나인 덤블도어를 위해 3편의 뉴트는 그린델왈드에 대항하는 전투를 한다. 이렇게까지가 시리즈를 통해 변화한 뉴트 스캐맨더라는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다.

 

애석하게도 캐릭터에 대한 매력은 뉴트에서 끝이 나버린 것 같다. 나머지 캐릭터는 소모되기만 해서 좀 아쉬운데, 대표적으로 테세우스. 피앙새를 그린델왈드 때문에 잃어버린 영국 마법부의 오러 국장은 뉴트의 형이라는 캐릭터만 남아 그저 열심히 싸우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쉽다. 그나마 힉스의 등장이 신선해서 그녀와의 케미가 봐줄만 했고. 다행히 신그범에서 내 눈물포인트(?)였던 제이콥과 퀴니의 러브라인이 이어져서 위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럴거면 제이콥에게 지팡이는 왜 줬나 물음표가 따라붙고(티저 어그로인가).

 

가장 안타까운 건 크레댄스이다. 신그범에서 파리에서 그 난리를 쳐가며 이야기를 질질 끌었던 이유는 그린델왈드가 덤블도어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 크레댄스를 손에 넣기 위함이었지만, 자기 뿌리를 찾아 삼만리를 헤매던 크레댄스의 캐릭터가 3편에서는 상당히 애매해졌다. 나는 누구에요 엉엉대는 징징이를 메인으로 끌어올리기에는 그린델왈드가 너무 바빴다(그는 기린에 한 눈이 팔려서). 심지어 너는 덤블도어의 핏줄이야라고 폭탄을 던져놨으니 이를 수습은 해야하는데, 수습이 영... 아마도 작품 외적으로 사고 치고 다니는 에즈라와 배우가 바뀌어버린 그린델왈드 캐릭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더불어 존재가 사라져버린 내기니, 등장해서 도대체 뭘 한건지 조금도 이해할 수 없는 유서프, 난데없이 등장해 언제나 잃어버린 아들 생각뿐이었는 애버포스, 지난 시즌 내내 주인공이었는데 이번엔 카메오 수준이었던 티나... 티나는 생각만 해도 욕이 나오네. 이렇게 뉴트의 러브스토리 작살내기 있기 없기? 마지막 시리즈가 될지도 모르는데 티나를 이렇게 대해야했나.

 

6. 영상미와 음악은 역시 끝내주고요, 마법씬도 제법 괜찮답니다.

성인 마법사들이 싸울때의 매력은 그거지. 주문을 욀 필요도 없이 휙휙휙 마법을 날려대는 것. 특히 덤블도어의 마법싸움씬이 제일 좋았다. 덤블도어는 내내 가상의 공간같은 것을 구현하여 그 안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마법전투도 벌이는데, 제일 좋았던 건 그린델왈드와의 싸움씬이었다. 3편에 이르러서야 제대고 각 잡고 싸우는 알버스와 겔러트를 볼 수 있었다. 약간 내가 이 씬을 보려고 120여분을 기다렸나 싶을 정도. 그 다음으로는 가상공간에서 크레댄스와 싸우는 씬. 이번 편의 씬은 바로 여기다! 싶을 정도로 CG도 힘을 많이 줬다. 그 외에도 굳이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공들여 그려낸 부탄씬이라든가(근데 부탄 좀 생뚱맞). 여기에 여전히 해포덕들을 가슴 떨리게 하는 호그와트 배경음악과 신동 시리즈의 배경음악까지 더해지니 이대로 보내기 아쉬운 마음이 든다.

 

7. 나올 수 있나요 4편?

영화가 끝나자마자 내가 검색한 단어는 '신비한 동물 4' 였다. 당장 3편으로 끝내도 무리가 없을만한 엔딩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울하게 끝났던 2편과는 달리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와의 결속이 깨져서 이제 그들은 본격적으로 싸울 수 있게 되었지만, 굳이 뒷편을 보여주지 않아도 될정도의 연출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걱정이 된 것이다. 이거 5편까지 제작한다고 했는데 나 모르는 사이에 3편으로 줄어든건가 싶어서. 찾아보니 3편의 흥행여부에 따라 4, 5편의 제작이 결정된다고 하고 심지어 4편은 각본도 없다고 한다. 아 이거 레드라이트인데. 다른 걸 다 떠나서 뉴트 스캐맨더라는 캐릭터가 너무 아까운데. 난 주드 로의 덤블도어도 좋았다고.

 

해포의 인기가 어마어마했었던 건 작품을 통해 주인공과 독자가 함께 성장해나갔기 때문이다. 코흘리개가 두 권의 책을 낑낑대며 읽었을 때 이제 막 마법사로서의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어린 소년을 알게 되었다. 어린 소년은 불행했지만, 용감했고, 외로웠지만 친구들이 함께였고,늘 살얼음을 걷는 듯 했지만 늘 최선을 다했다. 그 친구가 성장해나가는 스토리였다. 그러나 신비한 동물들 시리즈는 성인들의 이야기다. 자아의 발전이나 성장은 이미 옛날옛적에 끝나버린 성인들의 이야기. 즉, 이미 완성된 캐릭터로 매력을 이끌어야 하고, 그 캐릭터가 내내 이끌 '사건'이 중요하고, 이 때문에 스토리에 더욱 정성을 들여야한다. 예전처럼 성장 스토리 쓸때처럼 이야기를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앤 롤링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비밀의 방에서 더 나아가지를 않았다. 늘 온갖 떡밥을 다 던져놓고 애들을 개고생시킨후 마지막 몇 챕터에서 우다다다다 어마어마한 반전과 비밀을 내던지며 떡밥을 회수했지.

 

그런 의미로 이 이야기는 책이라는 수단에 더 적합하지 않을까. 조앤 롤링은 각본에서 물러서는 정도가 아니라, 일단 이 시리즈를 책으로 먼저 내고, 조금 호흡을 두고 4편을 제작해보면 안될까. 제발, 포기하지마 워너. 너네 뭐 변변한 시리즈도 없잖아(?). 위자드 월드는 이대로 국끓여먹을거니. 뭐라도 만들어야 계속 대대손손 써먹을거 아니니. 제발 4편 만들어주세요. 여기 덕후 한마리가 너무 아쉬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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