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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책상 앞에

13.67 (찬호께이,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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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9126184

 

 

올해의 목표 중 하나가 12권의 책을 읽는 것이다. 즉, 한달에 한권씩이란 말이지.
30일이면 한권은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4월의 마지막날까지 2권 읽었다.
하나는 전자책으로 ‘스파이’, 그리고 하나는 13.67. 올해의 마지막 날까지 제발 10권을 채울 수 있기를.

이 책은 그냥 읽을만한 책 없나 뒤적이다가 괜찮은 추리소설이라고 포스팅한 글을 우연히 타고 들어가서 알게되었다. 다소 생소한 중국어권의 추리소설인데다가, 배경이 홍콩. 작년 홍콩여행 이후로 홍콩에 관심이 많아졌다. 2013년에서 1967년까지 6개의 이야기가 역순으로 진행되는 특이한 스토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서관에 예약 도서 중 제일 먼저 내 차례로 돌아온 녀석이 이 녀석이라.

홍콩의 경찰 ‘관전둬’를 중심으로 2013년부터 1967년까지 역순으로 6개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관전둬가 주인공이지만, 그의 제자라고 할 수있는 ‘샤오밍’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첫 이야기에서. 각 이야기는 홍콩의 주요했던 사건들을 하나씩 배경으로 끼고있다. 덕분에 얕게나마 홍콩의 역사를 한눈에 훑어본 느낌이다. 책을 읽고 나서 제일 먼저 들었던 느낌은 마지막 이야기 ‘빌려온 시간’에서 책 전체를 관통하는 기막힌 반전과 홍콩이라는 복잡한 나라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세계의 그 어느 나라가 단순한 역사를 가졌겠냐만은, 복잡해도 이렇게 복잡할 수 없이 유구한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만큼이나 홍콩이라는 나라 역시 기구한 운명을 지니지 않았는가. 홍콩은 아편전쟁 이후 영국의 식민지였으나 1997년 7월 1일 이후 주권회복되어 다시 중국의 행정구역이 되었다. 사회주의 나라의 한복판에 고도로 발전된 자본주의의 구역. 사회지배계층이 영국인에서 중국의 부호들로 넘어오는 그 과정. 중국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나라. 그러나 정작 피지배계층이었던 홍콩 사람들은 영어에 능숙하지 못했고, 출세의 길은 곧 영어를 잘 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자본주의의 끝까지 달려와 또다른 부작용과 사회문제 앞에 놓여있는 홍콩. 책을 읽고나서 든 이런저런 생각들이었다.

역사란, 참으로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하나의 이야기는 하나의 사건이다. 각 사건의 범인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잘 짜여져있어 집중하게 하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지막 ‘빌려온 시간’의 반전만큼 최고인 것은 없는 듯하다. 마지막 6번째 이야기만 특이하게도 1인칭 시점의 ‘나’가 등장한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지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와서야 밝혀진다. 참고로 나는 헛다리를 제대로 짚었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 것을 알았을때, 나는 여느 다른 독자들처럼 가장 처음 이야기인 ‘흑과 백 사이의 진실’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첫 이야기를 다시 읽어내려가며 작가의 큰 그림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http://m.ch.yes24.com/article/view/35286

2018년 2월에 찬호께이의 신작 ‘망내인’이 나왔다고 한다. 2015년을 배경으로 인터넷 상의 인격모독, 악성 댓글, 비방 등을 소재로 한 추리소설. 올해의 세번째 소설은 망내인으로 해볼까한다(예약도서로 내 차례가 돌아온다면).

작가소개)
찬호께이
-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라, 홍콩 중문대학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뒤 재미삼아 타이완추리작가협회의 작품공모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2008년 추리 동화 ‘잭과 콩나무 살인사건’으로 제 6회 타이완추리작가협회 공모전 결선에 오르며 타이완 추리소설계에 등장했고, 다음 해인 2009년 추리 동화 후속작 ‘푸른 수염의 밀실’이 제 7회 공모전에서 1등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장편 추리소설 ‘합리적인 추론’, 단편 SF소설 ‘시간이 곧 금’ 등으로 타이완의 대중문학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2011년 ‘기억하지 않음, 형사’로 제 2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 수상, 2014년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 ‘13.67’이 2015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서 대상 수상.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에 저작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 제작도 예정되어있다. 그 밖의 작품으로는 ‘어둠의 밀사’, ‘운 좋은 사람’, ‘풍선인간’, ‘마법의 수사선’ 등

옮긴이)
강초아
-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졸업. 현재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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