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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OCN 드라마 WATHCER 왓쳐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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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2019.7.6 ~ 8.25 16부작

연출 안길호 (알함브라의 궁전, 비밀의 숲 연출)

극본 한상운 (굿와이프 극본)

출연 한석규(도치광), 서강준(김영군), 김현주(한태주), 허성태(장해룡), 박주희(조수연), 주진모(박진우), 김수진(염동숙), 안길강(김제명)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

 

서로 마주보는 도치광과 김영군 위로 이 멘트가 뜨는 순간, 아 이 한 문장을 위해 이 드라마가 달려왔구나란 강렬함이 강하게 내리쳤다. 잠시만 한눈을 팔면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어쩌라는건지 참 정신 사나웠던 드라마 왓쳐가 끝났다.

1, 2회 에피소드로 감찰4반에서 비리수사팀 탄생

끝났으나 끝났는데 끝난거 같지 않은 이 기분은 진짜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마지막 엔딩 장면 때문일 것이다. 거북이 박찬희를 죽이는 의문의 남자 때문. 안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 비춰져서 한태주의 전남편이다, 홍재식이다 추측이 있지만 난 장사회의 또 다른 누군가일 것 같다. 난데없이 희생당한 고려클리닉 대표의 손가락은 누가 잘랐으며(왜잘랐지 근데), 장사회는 점조직이기 때문에 수많은 거북이들이 아직 있으니까. 그리고 이것은 시즌2를 위한 떡밥이렸다?! 는 기대도 안한다. 그냥 이런 결말 던져놓고 올지도 모를 시즌2에 대한 기대나 심어주는 거겠지....그래도 미련이 생기네.

 

네, 범인은 바로 장해룡이었습니다. 15년 전에 영군이 엄마를 죽인 건 다름 아닌 장해룡 반장이었어요! 충격이 컸던 영군이가 드디어 기억을 되찾고 장해룡도 모든 걸 인정했죠. 아놔, 1회때부터 가장 의심스러운 1인이었지만 그냥 돈에 환장한 비리경찰인 걸로 넘겨버렸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돌고돌아 다시 장해룡이라니. 장해룡과 박진우의 콜라보였죠.

 

장사회는 잘 나가는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들이 모여 만든 소년'장사'들이 아니라, 영군의 아버지 김제명이 만들어 잘 안되면 '장사'라도 하자는 의미의 사조직이었다. 엘리트 경찰대 출신 조건에 자꾸 겉돌던 박진우는 그래서 장사회였던 것. 15년만에야 진실이 밝혀져 박진우는 장해룡에 의해 죽고, 장해룡은 영군에 의해 잡히고.

 

그래서 이 복잡한 드라마 이렇게 산뜻하게 마무리 되나 했더니, 장해룡에게 박진우를 죽이라 지시한 건 염동숙 청장이었고, 이 사실을 알면서도 도치광은 묵인했다. 각자의 정의, 아니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이끌기 위해서. 명확하진 않지만 염동숙은 그냥 다 죽여버려서 사건을 덮으려고 한 느낌이고(그녀가 장사회 같지는 않다. 그러기엔 너무 튄다. 장사회가 아닌게 더 매력적인 캐릭터), 도치광 역시 염동숙을 조종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장부를 공개함으로써 떳.떳.하.게 자신의 잘못을 밝히기 위해 그녀의 잘못을 눈감아 준 것이 아닐까. 역시 도치광의 광은 미칠 광자인가.

끝까지 의심스러웠던 도치광은 장사회가 아니라, 그저 나쁜 경찰을 잡기 위해 정의고 나발이고, 옳은 일과 옳지 않은 일의 경계따위는 없는 회색의 인물이 아니었을까. 흑백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 그 예로, 박진우의 자백을 듣기 위해 그의 약에 마약을 넣어놓고, 괴로워하는 박진우를 보며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도치광의 모습은 소름끼치기까지 했다. 원래도 연기신이지만, 정말 한석규라는 배우의 연기력이 폭발했던 씬. 그렇게 점점 자신의 목적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며 물불 가리지 않을 회색의 감시자를 감시하는 것이 영군의 몫으로 남았다.

워낙 연기 잘하는 짱짱한 배우들 속에서 잘 버티려나 싶었는데, 의외로 서강준 역시 만만치 않은 내공의 소유자였다. 개인적으로 서강준이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다. 겁나 까칠하면서도 은근 섬세하고 세 명의 주연 중 가장 공적인 의미에 부합하게 정의롭다. 개빡쳐도 꾹 눌러참고 법의 둘레 안에서 심판하고자 하는 가장 정의로운 인물. 드라마 말미에서는 여럿을 상대해야하는 액션신까지 참으로 잘 소화했다. 그동안 경력을 쌓은게 허튼게 아니었어. 서강준 멋있다. 짝짝짝!

그리고 굉장히 멋있는 여성 캐릭터였던 한태주. 염동숙도 워낙 까리해서 멋있었지만, 한태주 역시 만만치 않다. 한태주에게도 중요한 건 오직 그녀의 목표 하나뿐.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 그 놈을 알아내는데는 정말 말그대로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비리수사팀 뒷통수를 치기를 여러번, 보는 나까지 뒷통수가 아플 정도였으니. 스스로 미끼가 되어 거북이를 끌어들여 굴하지 않고 호신용 무기로 공격하는 장면이 한태주라는 인물이 가장 빛나 보였다. 약간 좀 어설프다 싶은 어린 거북이를 잡고, 난데없이 남편이 등장하면서 악에 받쳤던 한태주의 독기가 좀 빠졌던 게 아쉬웠다. 드라마 엔딩까지 가서는 좋은 조력자 정도로 마무리 되는 거 같아서 다소 아쉽. 뭐 그렇다고 이미 한태주는 목적을 달성했는데 그 이후로도 독기 충만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

 

뭐 드라마 다 끝난 마당에, 뭔가 애매하게 캐릭터 설정이 완료된 느낌이지만, 내가 자꾸 걸리는 대사가 있단 말이야. 마지막회에서 염동숙이 도치광에게 했던 대사 중에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말. 15년 전 영군의 어머니가 죽었던 그 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 증거를 조작했던 도치광에게 어떤 법적 조치를 가할 수 없다는 것. 그냥 물 흐르듯 지나가버린 대사인데다가 이야기 큰 흐름에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지만 굉장히 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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