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9.5.30
장르 드라마
국가 한국
러닝타임 131분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감독 봉준호
출연 송강호(기택), 이선균(박사장), 조여정(연교), 최우식(기우), 박소담(기정), 장혜진(충숙), 이정은(가정부), 현승민(다혜), 정현준(다송), 박서준(민혁)
줄거리
전원백수로 살 길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은 기택(송강호) 가족. 장남 기우(최우식)에게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시켜 준 고액 과외 자리는 모처럼 싹튼 고정수입의 희망이다. 온 가족의 도움과 기대 속에 박사장(이선균) 집으로 향하는 기우. 글로벌 IT기업 CEO인 박사장의 저택에 도착하자 젊고 아름다운 사모님 연교(조여정)가 기우를 맞이한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 뒤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후기 REVIEW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만으로도 이미 인기몰이 중인, 두말하면 입아픈 작품아닌가. 영화에 관심없는 우리 창조주께서도 보고싶다 하시면 게임끝이지 뭐.
다행히 15세 이상 관람가라 극장에 어린 애들이 없어서 좋았다. 애기들은 다 옆동네 알라딘에 갔나. 욕도 제법 나오고, 다소 야한 장면도 있고, 잔인한 장면도 있으니. 다만 어린이들은 없는대신 여전히 핸드폰 반딧불이들이 종종 보였다. 시간이 그렇게 궁금하면 밝기 좀 0으로 내려서 보는 배려라도 어떻게 안될까...
기우네 가족의 집은 소품 하나하나가 너무나 사실적이지만, 무엇보다도 화장실이 압권이었다. 코딱지만한 화장실이 심지어 계단식인데 변기가 위에 있다.
주인공 기우네 가족은 반지하살이에 돈이 없어 전화도 끊기고 남의 집 와이파이에 겨우 빌붙어 사는, 네 가족이 모두 무직 상태의 한마디로 답이 안 나오는 집구석이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부잣집에 아들이 과외선생으로 가게 되면서(feat.학력위조) 벌어지는 일련의 사기행각. 여동생 기정은 부잣집 막내의 미술선생으로, 아버지 기택은 운전기사로, 어머니 충숙은 가정부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 반지하 가족의 퍽퍽한 삶에 빛이 좀 드나 했더니... 숨어있던 집안의 비밀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이리저리 복잡해진다. 우리 여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반전에 또 반전이라나.
보는 내내 드는 생각은 단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기우네 집이 전혀 불쌍하지 않다는 것. 보통 이렇게 사회적약자가 나와서 아둥바둥거리는 걸 보면 공감이 가거나 불쌍하기라도 하거나 그들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사회적 구조에 싫증이 난다거나 해야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
살기 힘들다고 다 저렇게 살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들었고, 무엇보다 영화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기우네가 겪게 되는 안 좋은 일들에 대해서 전혀 안타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보통은 강자로 비춰질법한 위치의 박사장이나 연교가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을 정도니. 사실 이 영화에서 박사장이나 연교는 아무 잘못이 없다. '부자니까 착해서' 곧이곧대로 당해준 죄밖에. 그러다보니 치고박고 아둥바둥 싸우는 건 그들의 밑에서 일어난다.
그러다보니 두번째 생각이 드는 것이다. 왜 인생 살기 퍽퍽한 사람들끼리 이 난리를 쳐야하는가. 잘 사는 사람들은 여전히 잘 살고, 꺠끗하고, 냄새도 안나고, 우아하다. 근데 살기 어려운 이들이 더 최악의 길을 찾고 더욱 어두캄캄한 수렁으로 빠지느냐 이말이다. 이것이 사회적인 문제일까. 혹은 개인의 역량만으로 귀인을 돌려야하는 것일까.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는데 손을 대는 족족 망하는 것이 과연 단순한 이유만으로 설명히 되는 것일까.
어느 한쪽으로도 공감이 가지 않도록 느끼게 한 것은 혹시 스토리와 감독의 연출 때문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봉준호라는 이름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어떤 레벨이 되어 약간 믿고 보는 힘도 있고, 내가 이렇게 느낀건 혹시 감독의 역량떄문일까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 그런 생각.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굉장히 재밌게 봤음에도 불구하고 왠지모를 찝찝함을 질질 끌고 나오게 한다. 누구하나 불쌍하다거나 안타깝다는 공감은 전혀 들지도 않으면서, 이 이야기가 오롯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는 그런 느낌.
영화 내내 기우를 따라다니던 수석. 가지고 있으면 재물복이 있다나 뭐래나. 하지만 본래 있어야할 곳에 있지 못한 이 돌덩이는 영화 내내 가족의 사건마다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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