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8.9.19
등급 12세 관람가
국가 한국
장르 액션
러닝 타임 135분
감독 김광식
출연 조인성(양만춘), 남주혁(사물), 박성웅(이세민), 배성우(추수지), 엄태구(파소), 설현(백하), 박병은(풍), 오대환(활보), 성동일(우대), 정은채(시미), 유오성(연개소문) 등
줄거리
우리는 물러서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무릎 꿇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우리는 항복이라는 걸 배우지 못했다!
천하를 손에 넣으려는 당 태종은 수십만 대군을 동원해 고구려의 변방 안시성을 침공한다.
20만 당나라 최강 대군 VS 5천명의 안시성 군사들.
40배의 전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안시성 성주 양만춘과 전사들은 당나라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하는데…
동아시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승리를 이끈 안시성 전투가 시작된다!
후기 REVIEW
올레티비에서 월정액 결제 고객 대상으로 1월 2일까지 영화 안시성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데이터도 무료. 이 맛에 비싼 요금제 들었나 뿌듯하기도 하면서, 돈 낸만큼 뽕 뽑아야지란 생각으로 안시성 클릭.
지난 추석대란에 내가 선택한 것은 영화 명당이었으니, 안시성을 보고나니 아 그때 이 영화를 볼 걸 그랬나 싶다. 이만한 화려하고 섬세한 액션씬을 큰 스크린에서 보지 못한게 조금 아쉬워서. 감히 말하건데 헐리우드의 그 어떤 영화보다도 안시성의 전투씬이 더 화려하고 알차다. 반복적인 전투씬에 집중도가 떨어질뻔 한데 오히려 이 영화는 전투를 할 때 더욱 집중이 될 정도였달까. 특히 마지막 토산전투는 3일동안 밤낮으로 서로 싸웠다고 전해지는데 3일내내 활을 쏴대며 조금씩 피로함이 드러나는 양만춘의 표정에 점점 몰입이 되었달까. 숫자만 들어서는 영 감이 오지 않는 20만과 5천명이 실제로 정말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처절하지 않았을까 싶다. 도대체 나라가 무엇이길래 제대로 따스히 품어주지도 않는 나라를 위해 이 수많은 생명들이 바쳐졌다 싶은 옆길 새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CG를 갈아넣은 이 화려한 전투씬말고 더 볼 건 없나 싶었는데, 의외로 인물들이 살아있다. 양만춘의 충실한 부하인 추수지는 참으로 배성우 배우가 연기하기에 딱인 캐릭터였고, 시종일관 투닥대는 풍과 활보는 귀여웠고. 당나라 태종의 역할을 맡느라 촬영내내 한국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오히려 중국말 대사를 해야했던 박성웅 배우가 좀 안쓰럽기도 하면서, 중국어 대사를 잘 했는지 안 했는지야 나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연기는 역시 제대로였다.
초반에 등장한 조인성의 대사톤에 어라? 했다가도 금방 또 익숙해졌는데... 이게 노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금방 들었기 때문이다. 갖고 태어난 거고, 사극에 어울리는 톤이 있는가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고, 데뷔이래 계속 저런 목소리와 저런 화법을 구사했는데 뭐 어쩌라는 것인가 이런 생각도 들면서.. 그런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인성의 캐스팅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착실히 쌓아온 연기내공이었다. 81년생 조인성 배우의 나이도 벌써 30대 후반. 앞자리 3보다는 4가 더 가까워진 나이만큼 흘러가는 시간을 결코 헛먹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게, 수염을 두르고 머리는 산발에 보기만해도 숨이 막힐 듯한 갑옷을 걸치고 서있어도 화보가 되는 것은 물론이오, 사실 단순히 멋있다는 인상을 넘어서는 인물의 서사가 녹아져 있었다. 특히 활을 쏘고 검을 휘두르며 온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신과 성주로서 성 안의 백성들을 지켜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고뇌하는 장면에서 그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믿고 보는 배우 다되었다니까. 개인적으로는 안시성은 조인성이라는 배우의 손에 꼽을만한 좋은 필모가 되었다.
액션 겁나 잘 소화해내서 1차 놀래는데 활이면 활, 검이면 검 못하는게 없어서 2차 놀래는데, 표정 연기가 섬세하여 3차로 놀랬다. 고생많이 했겠다. 제작노트를 보니 감독은 3~40대(주요배역은 40대 이하)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젊고 섹시한 사극'을 만들고 싶었다는데, 그렇다면 조인성이라는 배우의 캐스팅은 그럴 듯 했고, 결과물을 보니 백퍼센트 동의할 수 있겠다. 결코 물러설 수 없으나 이대로 성 안의 백성들을 모두 희생시켜야 하는지, 더이상 막아낼 방법은 없는지 고뇌하는 양만춘이 영화를 잡고 끌고 갔다. 도대체 왜 끼어들었는지 잘 모르겠는 신녀 때문에 주춤할때도 마치 나침반이 제 방향을 가리키는 것마냥 제 역할을 잘해주었으니, 그놈의 주몽신이 도우시어 활을 잘 쏘게 하였으니 이 모두를 양만춘과 그의 부하들의 공으로 돌리리.
신녀는 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의 유일한 오점이랄까. 설현보아 정은채의 신녀가 더 문제였... 설현은 생각보다 괜찮던데. 일단 대사가 많지 않고, 액션이 많아서 몸으로 보여줘야하는 것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꽤나 극적인 캐릭터여서 연기력을 논하고 자시고할 틈이 없었다. 사랑하는 남자를 잃고 혈혈단신으로 뛰어들어 적장을 무찌르려고 했다가 결국 죽고마는 백하라는 캐릭터의 서사는 기대했던 것보다 괜찮았기 때문이다. 강하게 인상 남기고 퇴장하였으니 꽤 영리한 작품선택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남주혁의 비중이 꽤 컸다. 마지막 토산전투씬 전까지는 거의 공동주연급이나 다름없던데. 연개소문한테 가서 구조요청하는 바라멩 마지막 전투씬에서 등장을 덜 하는 바람에 잠시 잊혀질뻔 했지만, 결국 연개소문과 함께 지원군을 데려올때는(잠시 반지의 제왕2가 생각났다) 아 맞다, 우리 사물이가 있었지! 영화 내내 끌고 가던 감정선 중에 하나는 연개소문에 의해 안시성의 성주를 암살하러 보내진 사물이 실제로 백성을 사랑하고 귀히 여기는 양만춘의 태도에 감화되어 그와 함께 싸워나가며 변화하는 것이었는데 제법 괜찮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어마어마한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기 쉬웠을텐데 참으로 대견하달까.
앞으로도 헐리우드 저리가라 화려한 전투씬과 섬세한 CG를 자랑하는 우리 영화들이 많이 나오길 바라면서(어마어마한 자본이 들어가겠지 그럼....) 마지막 사진은 남의 나라 말로 대사치느라 수고 많으셨던 우리 성웅 형님 깜찍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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