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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이 너무 좋다. 말 그대로 무해하다. 정말 무해한 사람.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보고 있기만 해도 좋고, TV 너머 그가 전하는 선하고 따뜻한 기운을 그냥 받고 있기만 해도 좋다. 드라마 속 김진혁은 꽃다운 나이 29세. 올해 93년생(어려!!!)인 박보검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더 상큼하고 더 영(young)한 느낌. 판타지 멀리 가서 찾을 필요없다. 현실에 저런 남자가 없네 없어.
송혜교는 톡톡튀었던 이전 작품들보다는 좀 더 차분한 이미지와 연기를 보여주어서 보는데 부담이 없어 좋았다. 무리하게 목소리를 높여 하이톤으로 딱딱거리는 게 없어 좋다. 일을 할때는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큰 감정의 변화 없이 물 흐르듯, 그러나 김진혁을 만나면, 오직 그를 만날때만 차분했던 그녀의 표정이 설레임이 섞여 흔들린다.
조금 뻔한 스토리라지만 뻔하면 또 어떠한가. 이렇게 잔잔한 멜로를 본지가 언제였는데. 판타지도 없고, 스릴러도 없고, 미스터리도 없고, 쓸데없이 과한 캔디형 캐릭터도 없고. 재벌 남주에 가난한 캔디 여주 대신, 상처 많고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여주와 지나치게 잘생긴 것 빼고는 친근하고 따뜻하며 차분히 성실하기까지 한 남주가 있다. 남주는 무례한 행동이 뭔지를 안다(예를 들어, 차수현이 제가 다니는 회사의 대표라는 것을 알고나서, 그녀의 손을 잡고 가려다 순간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고 바로 사과한다던가). 고로, 머리털 빠지게 드라마를 보고 있지 않아도 된다는 말. 그냥 편안히 시간이 가거나 말거나 보고 있으면 된다. 제 나이만큼 먹은 오래된 필름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고, 스스로 그것을 현상하는 이 남주야말로 판타지다. 정치인의 딸이자 재벌가의 며느리로 그동네 왠만한 이들은 다 보고 살았지만 홍제동의 어느 잘생기고 착한 청년에게 순수하게 끌리는 여주가 판타지다. 계속 이런 잔잔한 분위기로 갔으면 싶은데, 무릇 드라마란 남녀주인공이 신나게 마음고생도 하고 만나고 헤어지고 주변 사람들이 짜증나게 간섭도 하고 그러겠지... 크흡....
그리고 쿠바가 참 예뻤어. 꼭 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풍경을 잘 찍어왔다. 찍느라 고생들 좀 했을듯. 그 무슨 석양인가 뭔가는 꼭 가서 보고싶을 정도로 영상을 잘 뽑아왔다. 이만하면 PPL 성공(?)!
우리의 장비서, 곽선영 배우!! 너무 좋다. 연기도 잘하고, 무엇보다도 송혜교에게 밀리지 않을정도로 너무 이쁘다!!! 여주의 비서라 출연분량도 많다. 꽉배우 잘 됐으면 좋겠다! 승조배우도!!! 수연을 사랑하는데 집안 때문에 그녀가 매여있는게 싫어서 놓아준 것 같은 느낌이 팍팍 나. 외로워보이는 얼굴이야. 승조배우 더 대박나라!!
“돈 좀 있어요?”. 이거 유행어 미는 줄.
내용 복잡하지 않다. 호텔 대표인 차수연(송혜교)은 쿠바에 출장을 갔다가 배낭여행 중이던 김진혁을 만난다. 동화같은 어느 저녁밤을 보낸 두 남녀는 추억 간직한채 헤어졌는데, 이게 왠걸, 김진혁은 호텔의 신입사원으로 합격되었고, 신입사원들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수연과 진혁은 재회한다. 수연은 진혁의 자기소개서를 흥미롭게 읽고 진혁이 사는 동네 놀이터에 갔다가 마주쳐서 같이 놀고, 신입사원 회식이라고 진탕 술먹고 꽐라가 된 진혁을 몸소 운전해주시며 바래다주기까지 한다. 대표님 입에 마른 오징어 넣어주는 술주정은 애교. 바쁘신 대표님은 굳이굳이 신입사원들을 직접 면담하시기까지 해서(회사 전통이란다) 전날 진창 술주정 부리고 다음날 아침에 다시 마주치는 불상사가 생겼지만... 대표님은 참으로 따숩게 장난도 걸고, 진혁에게 같이 휴게소 가서 라면 먹자고 한다. 그리고 라면 먹으로 휴게소에 간 이 훈훈한 커플은 참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고작 2회만에 차수연 이름이 실검 1위에 뜨며 기사가 나버리고 만다. 힝구.
호텔이 너무 너나우리가 모두 아는 대놓고 L모호텔이라 돋는다. 협찬 잘 따왔네. 이러다 면세점이 드라마 등장 안하나 몰라.
이게 남녀의 사회적 위치가 서로 바뀐 작품이라면 그냥 클리셰 범벅의 보통의 멜로드라마였겠다는 생각. 비단 이게 송혜교여서, 박보검이어서 버프받아 그런 것도 있지만, 아 이 장면에서 송혜교가 아니라 그냥 남자 배우였다면 되게 그저그런 뻔한 장면이었겠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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