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컬 ‘사의 찬미’를 애정하는 어느 덕후 시점의 리뷰입니다. 불호 후기에 가까우니 불편하신 분들은 제발 피해주시길 바랍니다.
엄청 기대했었던 드라마다. 처음 소식을 들었을때, 믿고 볼만한 두 주인공에, 1920년대라는 시대설정과 더불어 김우진과 윤심덕이라는,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의 인물들이 아닌가. 여름에 2부작으로 방송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여름 다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서 편성을 못 받은 것인가 엄청 걱정했더랬다. 그런데 다행히 3부작이 되어 이렇게 해를 넘기지 않고 와주어서 반가웠다.
그런데 예고편을 봤을때도 좀 그런 느낌이었는데... 뭐랄까... 1920년대가 아니라 굉장히... 굉장히 현대극이란 느낌이었달까. 예고를 볼 때는 이유 없이 막연했는데, 첫회를 보고나니 그 이유를 알았다.
그래도 배경은 기깔나게 잘 뽑지 않았나 싶다. 저 바다가 부산 앞바다인지 인천앞바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반가운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홍난파 역의 이지훈. 나한테는 육룡이나르샤에서 제일 인상깊었는데. 많은 가곡과 동요를 작곡한 우리가 아는 그 홍난파인가보다.
김우진(이종석)을 필두로 하여 조선에서 신극무대를 올리려는 동우회순회연극단 청년들이 함께 으쌰으쌰하는 와중에 여주인공이 마땅치 않아 물색하던 중 홍난파가 윤심덕에게 함께 무대를 해달라 제의한다. 관비를 지원받아 우에노 음악학교에서 소프라노 공부를 하고 있던 윤심덕(신혜선). 사실 그녀의 집은 매우 가난하여 평생을 가난이 그녀의 발목을 잡은 것이나 다름없다하였는데... 글쎄 그건 잘 모르겠고 그냥 신혜선 배우가 엄청 이쁘다. 립싱크는 좀 티가 났지만.
우진과 심덕의 첫만남. 매우 까칠함. 딱히 서로 첫인상이 좋진 않다. 그러나 안좋은 첫인상에 쏟아지는 무관심에(?) 괜히 억울하고 호기심이 동해서 막 덤벼들고 하다보면 서로 정이 쌓이고, 그러던 중에 아픈 사람 있으면 괜히 마음쓰이고 그런거지 뭐... 라는 정통 루트의 로맨스에 빠져들고 있는 두 사람이다.
그나마 내가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해준 유일한 사람, 정문성 배우. 뮤지컬 사의 찬미에서는 김우진을 연기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뮤지컬 사찬의 우진은 김경수 우진이었으나.. 나는 정문성의 우진, 문우진도 사랑하였다. 그만의 예민미, 그리고 절망을 표현하는 섬세함을 사랑했다. 사람이 좀 안쓰러운 느낌도 있었고.
+) 광막한 김우진의 등짝을 보자.
+) 뮤덕들 자꾸 여기서 팬레터를 찾아. 7인회라며 ㅋㅋㅋㅋ 내가 웃고 있지만 사실 웃는게 웃는게 아니다....
살며시 불호후기를 시작해보겠다. 이 드라마에서 정말 시대극을 연기하고 있는 건 감히 말하건데 정문성 배우뿐이었다. 문성 배우는 이 드라마에서 조명희 역을 맡고 있다. 실존 인물로, 1919년 일본 도요대학 동양철학과에서 공부를 했고, 20년대 프롤레타리아 문학을 목적의식적 단계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가난한 양반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는데 문성배우의 연기와 잘 어울린다.
가장 중요한 두 주인공은 완벽한 현대극 멜로의 주인공이었다. 이 둘의 러브스토리만 놓고보자면 외모가 참으로 출중한 선남선녀에 연기도 그럭저럭 괜찮은, 정말 괜찮은 현대극. 근데 이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두사람은 김우진과 윤심덕이 아닌가. 배경은 1921년이다.
이 두 사람은 1921년에 서로 만나 사랑에 빠졌고,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이 순탄치많은 않아서 (범인은 아마도 유부남 김우진?), 1926년 8월 4일 새벽 4시 관부연락선 도쿠주마루에 함께 탔던 이 둘은 사라지고 만다.
이런 기이한 매력이 있는 배경인데, 두 사람에게선 그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이렇게 시대배경 실감이 안나나 고민해봤더니, 내 경우에는 그들의 대사가 가장 큰 문제였다. 완벽한 현대극 대사. 조금도 시대를 유추해낼 수가 없다. 2010년대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대사다. 신식이라고 표현하기에도 진부하다.
배경만 그때를 가지고 오면 뭐하나. 대사며, 카메라 연출이며 모든게 다 현대극인데. 심지어 나는 제일 깼던 게 김우진과 윤심덕이 함께 밤거리를 걷는 장면. 완벽한 2010년대 드라마의 두 남녀주인공.
동우회 연극단 사람들은 열심히 연극 준비해서 조선으로 건너가 전국을 돌며 열심히 공연한다. 빼앗긴 나라의 설움을 담아 열심히 공연하지만, 사실 그마저도 나는 잘 와닿지가 않는다. 심지어 일본군이 나와 핍박하고 소리를 지르며, 우진을 잡아다가 고문까지 하는데... 실감이 안난다. 뜬구름 잡는 이 기분...
+) 오의식 배우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다. 초반에 극중에서 동호회 사람들 중에서 여자 연기를 해야하는 역할을 맡아 가발도 쓰고 원피스도 입으면서 흉내를 내느라 조금 우스꽝스러웠다. 오의식 배우를 데려가서 저렇게 밖에 못 쓰다니 조금 아쉬웠지만, 후반에 우진을 끌고간 일본군에게 분노하는 연기에서는 역시 오의식이었다. 그 역시 실존인물인 홍해성 역을 맡고있다.
+) 고국에 두고 온 아내와 자식이 있는 우리 김우진의 비밀을 윤심덕에게 알려줄 것인가... 나는 그게 제일 궁금하던데. 암만 봐도 고국에 처자식 두고 온 전라도 거부의 아들로 보기엔 김우진이 너무 샤프해보여서. 게다가 등짝이 정말 광막하다. 키도 엄청 크다. 주인공 얼굴이 잘생겼으니 재밌는건가...하.... 너무 잘생겨서 붕 뜬 느낌.
+) 누구보다도 고전미를 살려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 드라마의 윤심덕에게 속은 느낌이다. 포스터로 낚였어. 너무 예뻐서 오히려 너무 붕 뜬 느낌. 완벽한 20대 중반의, 마치 여대생 같다. 그러니까 지금 시대의 여대생 느낌. 근데 그러면 안되잖아. 저때 25살이 지금 25살 같으면 안되지 않나...
에라 모르겠다... 다음 주 월요일에 마저 볼것인가는... 다음주 월요일 9시 50분에 고민해보겠다... 지금으로선 안봐도 될 것 같지만... 심덕이 어떻게 우진에 대해 알게 되는지 그 과정이 궁금하다. 사실 그리고, 대사가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그랬지, 고증은 잘 한 편인거 같은데?.... 고증은 잘 한 거 맞죠...? (뭔소리야 대사가 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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