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 4박5일 자유여행 3일차 일정
루스키섬 투어 - 오마이크랩 - 차가버섯 구입 - 빵집 - 토카렙스키 등대
셋째날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온다면 꼭 가봐야할 필수코스인 루스키섬 투어. 워낙 많이들 가다보니 여러 업체의 투어가 있다. 처음엔 너무 많아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는데, 투어 내용 왠만하면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대충 비교해보고 가격 맞는 곳으로 선택하면 될듯. 버스투어를 신청했지만 각자 나눠서 6인승 차량에 7명이 앉아서 갔다. 나는 막내가 담당하는 뒷자리 가운데. 돌아오는 길에 극동연방대학교 정문에 잠깐 들러서 인증샷도 남겼다. 중국시장은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어차피 가도 납작복숭아를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포기. 납작복숭아와 곰새우 때문에 가는 거라든데 우린 곰새우도 생각 없었으니까.
1시간 정도를 달려서 내려주길래 여기가 끝인가 싶어서 열심히 사진찍었더니 여긴 그냥 인증샷 스팟이고 더 들어가야한단다. 귀엽게 한국말하는 현지인 가이드와 함께 차를 타고 다시 더 슝슝슝. 날씨가 맑고 쨍쨍했는데 어째 섬쪽으로 갈수록 약간 궂은 길이 나왔다. 하지만 많지 않아서 이 정도는 애교.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트래킹 시작. 정말 여러 곳에서 투어가 나와서 여기저기 가이드들과 그들을 따르는 관광객들. 한국인, 중국인 할 거 없이 많다. 한국인 가이드 팀을 보니 가이드가 정말 열심히 사진 찍어주더라. 대표적인 인증샷 스팟에서 야무진 찰칵찰칵. 정말 날씨가 맑고 햇볕이 좋아서 사진 찍기 참 좋은 날씨였다. 심지어 바닷물은 참 푸르러서 더욱 배경이 아름다웠다. 제주도 바닷가 물이 어두워보여서 조금 무섭다는 기분도 들었는데, 여기는 정말 파란 바닷물. 유리구슬 같은 색이다.
이미 오전부터 햇빛이 강렬해서 아침 일찍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매하게 오후에 가면 하루가 아까워질 느낌. 그래서 다들 이렇게 아침에 열심히 달려왔나봐. 트래킹을 마치고, 시내로 돌아가는 중에 극동연방대 앞에 내려서 잠시 인증샷 타임. 대학생들이 우루루 모여 다니는데 어쩜 그리 싱싱해보이던지(?). 학교 티인지 과티인지 단체복도 입고 있더라고.
시내로 돌아오던 김에 같이 타고왔던 다른 관광객들은 보고 싶은 스팟이 있다길래 가이드가 내려줬다. 원하는 곳에 내려주니 융통성이 있어 좋다. 우리는 다시 아르바트 거리로 돌아와 호텔로 가서 지친 팔과 다리를 쉬어줬지. 오후 자유시간을 마음껏 즐기기 위해.
우선은 첫날 실패했던 킹크랩부터 조져야지. 한 번 데인 주마는 빠이빠이죠. 러사모 카페에서 종종 후기가 올라왔던 아르바트 거리의 오마이크랩으로 가기로 정했다. 진작 거기로 갈 걸 그랬어 이렇게 가까운데. 이미 조식도 빵빵하게 많이 먹고, 중간중간 간식을 야무지게 먹었던터라 사실 점심에 전혀 배고프지 않았지만 그래도 먹어줘야죠 킹크랩. 그래서 둘이서 딱 1kg 한 마리만 먹어보기로 했다. 맛만 보는 거지 맛만.
요리사가 먼저 와서 조리할 킹크랩을 보여주고 들어갔다. 우리 것은 1kg가 조금 안되었다. 자기들이 보기에도 우리가 배가 되게 안 고파보이는 손님이었나보다. 잠시 후 예쁘게 익힌 크랩이 우리 테이블에 뙇! 엄니도 안 그렇고 주변의 모두 얌전히 잘 먹던데, 나만 혼자 살 파먹다 튕기고 난리 부르스. 아 부끄러워.
배를 든든히 채웠으니 뚜벅뚜벅 다시 시내 돌아보기. 여기 다시 안 올 기세로 구석구석 파헤치며 걸어다녔다. 그러던 중 꿀을 샀던 꿀집에서 차가버섯 야무지게 구입. 다 봤는데 여기가 제일 저렴했다. 뭐 얼마 차이 안나겠지만. 최후의 최후까지도 구매하지 못하면 공항 면세점 찬스도 있긴 하다. 거기도 팔더라. 50루블정도는 더 비쌌다. 여기는 가루가로 된 차가버섯 750루블. 엑기스 같은 작은 것이 묶여있길래 더 좋았다.
그리고 한참을 돌아다니다 디저트가 땡길 시간. 걷다보면 나오는 디저트 카페는 다 여행책자에 나오니 이 중 하나를 고르면 될 일. 그 중에서 미쉘 베이커리를 골랐다. 그 전에 이미 해적커피 아메리카노를 마시던 중이라 빵만. 내부는 좀 작은 거 같아서 테라스에서 먹었다. 참 좋은데 바람이 너무 세서...
블라디보스토크에 오면 꼭 가봐야하는 스팟이 또 있지. 이른바 마약등대라 불리는 토카렙스키 등대. 물이 빠지면 등대까지 걸어갈 수도 있다는데 우리가 왔을때는 어느정도 물이 들어와있을때라, 예쁜 건 그냥 보기로 했다. 그와중에 어떤 사람들은 등대까지 가더라. 등대와 바다를 배경으로 미친듯이 카메라 찰칵찰칵. 뽕을 뽑아내겠다는 기세였죠.
이 근처에 마약 반야가 있어서 사우나하고 나와서 바닷물 들어가고 하더라. 처음에 반야 고를때 여기로 할까 고민했었다. 반야 보러 간 김에 등대를 볼 수 있는데 멀다는 둥 후기를 봤었는데 직접 와보니 멀지 않더라. 사실 아르바트 거리에서 등대까지 오는 것도 금방이었다. 지도에서는 되게 멀어보였는데 차로 15분 안 걸린 것 같다. 저녁 시간을 잘 맞춰서 오면 일몰을 볼 수 있다. 해가 밑으로 쏙 들어가는 순간을 찍을 수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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