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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돌아다니기

[전시]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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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2023.04.20 ~ 2023.08.20
@서울시립미술관
 
 

"위대한 예술이란 예숡가의 내면의 삶을 밖으로 표현한 것"

 
서울시립미술관(SeMA)은 해외 유수의 미술 기관과 협력하여 세계적 명화를 소개하는 '해외소장품 걸작적'의 일환으로 에드워드 호퍼 전시를 개최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공동 기획하여 국내에서 열리는 에드워드 호퍼의 첫 개인전이다. 파리, 뉴욕, 뉴잉글랜드 일대, 케이프코드 등 작품 속에 작가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를 따라, 도시의 일상에서 자연으로 회귀를 거듭하여 예술적 지평을 넓혀간 호퍼의 65년에 이르는 화업을 돌아본다. 
 


**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
- 20세기 초 현대인이 마주한 일상과 정서를 독자적인 시각으로 화폭에 담아낸 대표적인 현대미술 작가.
- 그의 시선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고 "무관심으로 흘려버리는 평범한 것"에 머물고, 대상과 공간을 세심히 관찰하여 포착된 현실은 호퍼 특유의 빛과 그림자, 대담한 구도 그리고 시공간의 재구성 등을 통해 자기화된다. 이런 의미에서 호퍼의 그림은 풍경 너머 내면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고 그 모습은 우리와 닮아 있다.
 
** 제목 '길 위에서'
- 호퍼가 그 장소로 향하는 길이자, 그곳에서 호퍼다운 화법을 전개하고, 각각이 이어져 독보적인 예술이 되어가는 모습, 나아가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호퍼를 조우하는 순간을 상징한다.
 
 
확실히 호퍼의 초반 작품을 보다보면, 습작도 그렇고 뉴욕에서의 그림들을 보다보면, 안 팔릴 만도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에서야 위대한 작가의 작품들이니 보다 더 꼼꼼한 시각으로 보게 된다지만, 막상 내가 그 시대의 보통 사람이었으면 호퍼의 그림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남들과는 다른 심미안을 가진 사람들이 참 부럽고, 그의 재능을 누구보다 앞서서 보았던 아내 조세핀 호퍼가 더욱 대단해 보인다.
 


파리에 3번 체류하면서 인상주의 화풍에 영향을 받은 호퍼는 1907년 야외 작업에 임하면서 밝은 톤, 빠른 붓 터치, 부드러운 빛을 버금기 시작하는 화폭을 보여주며, 건축적인 요소를 강조하며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부각하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면 그가 장치한 빛의 대조를 보며 감탄을 하고, 가까이서 보면 색감과 빠른 붓 터치에 감탄을 하게 된다.
 


파리에서의 작품 중 가장 내 눈에 띄었던 <푸른 저녁>. 다른 무엇보다도 다양한 인간 군상을 표현한 것이 좋았다. 왼쪽의 노동자, 중앙의 광대와 매춘부, 담배 피우는 예술가, 오른쪽의 부르주아 남녀까지.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있는 평범하면서도 괴상한(?) 어느 한 장면에서 눈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과거 미국의 호황기였던 1920년대의 풍경 중 하나인 극장을 표현한 작품이 더러 있었는데, 호퍼와 그의 부인 조세핀은 연극을 보는 것이 취미여서 자주 극장을 찾곤 했다고 한다. 무대를 보며 앉아 있는 인물들을 뒷모습을 그린 작품들을 보면 왠지 모를 군중 속의 고독이 느껴지기도. 부부의 연극 티켓은 전시품 중에 하나였는데, 예술가의 물건은 뭐라도 이렇게 가치가 있는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 조세핀 니비슨 호퍼(1883~1968)
- 1905년 뉴욕예술학교에 등록하여 로버트 헨라이의 수업을 수강하고, 1914년에는 스튜어트 데이비스, 찰스 데무스, 찰스 버치필드 등 미국 모더니스트들과 함께 그룹전을 가질 정도로 촉망받는 예술가였다. 수채화에 두각을 보이던 조세핀의 영향으로 허포는 1923년 매사추세츠주 글로서트에서 함께 야외작업을 하며 수채화를 시도한다. 그해 가을 그녀의 소개로 브루클린 미술관에 출품된 호퍼의 수채화는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채택되며 미술계의 큰 호응을 얻는다.
- 1924년 부부가 된 둘은 성격 차로 다툼이 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문학, 영화, 연극, 프랑스에 대한 애정 등의 취향을 공유하고 예술적 영감을 주고받으며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여행을 떠나 함께 야외 작업을 즐겼다. 조세핀은 호퍼의 훌륭한 조력자로, 과묵한 남편과 달리 활달한 성격의 조세핀은 예술딜러, 컬렉터, 큐레이터 및 기자들과 교류하며 그의 작품을 홍보했다. 
- 조세핀은 호퍼의 전시 이력, 작품 판매 등 상세한 정보가 적인 장부 관리를 30년 이상 지속하는 등 매니저의 역할도 수행했으며, 남편의 사망 이후 거의 2,500여 점에 달하는 호퍼의 작품과 자료 일체를 휘트니미술관에 기증한다. 
 
그녀가 남긴 장부를 통해 호퍼가 평소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어떻게 모으고 개진하였는지, 작품 구상을 위해 남긴 수많은 메모와 스케치를 볼 수 있었다. 그가 결코 한순간에 유명해진 화가가 아닌, 철저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하여 작품으로 승부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모든 정보글은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책자를 참고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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