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동네

(4)
[서평]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잠 못 드는 밤의 궁궐 기담 저자 현찬양 출판 엘릭시르(문학동네) 발간 2022.09.02 "나에겐 이야기가 필요해. 그것이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기이한 이야기라면 더 좋겠지." 한 가지 약조를 해주셔야 합니다. 우리 궁녀끼리는 비밀 이야기나 괴이한 이야기를 하고 나면 반드시 귀를 씻는답니다. 귀 씻은 물을 대나무밭에 부으면 비밀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받습니다. 오늘 이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을 돌아다니지 않고, 오로지 대나무숲만 헤맬 수 있도록 해주신다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약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팩트와 픽션을 절묘하게 오가는 한 여름 밤의 기담이다. 결말이 너무 활짝 열린 채 끝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한데 그 아쉬움을 외전으로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외전이 찐인데, 소설 앞에서부터 차..
[서평] 일곱 해의 마지막 - 김연수 저자 김연수 출판 문학동네 발간 2020.07.01 시인 백석. 본명은 백기행. 백석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였고, 백석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시는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근데 그 시는 1938년에 발표한 시다. 아직 해방 전, 하나의 나라가 두 개로 갈라지기 전의 작품. 1930~40년대의 그 문인들은 모두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답이 되어주는 글이랄까. 1957년부터 마지막 시를 쓰는 1963년, 그 7년간의 백기행에 대한 이야기. 광복 이후에 이제는 살만하겠다 싶었겠지만, 한국전쟁 이후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삶은 아마도 그가 생각했던 세상이 아니었을테다. 오직 한 명에 의한, 그 한 명을 위한 사회에 살면서 '당의 이념' 앞에서 기행은 그들의 입맛에 맛는 시를 쓰기를 요구받지만 기행은 러시아문학..
[서평] 정세랑 - 시선으로부터,(2020) 저자 정세랑 출판사 문학동네 발간일 2020.06.05 2010년부터 활동했다는 정세랑 작가의 2020년 따끈따끈한 신작이다. 쉼표까지 꼭 붙여서 써야하는 『시선으로부터, 』. 쉼표의 의미는 '시선'으로부터 뻗어나간 그녀의 자손들이 시선이 그러했던 것처럼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갈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듯 하다. 6.25 전쟁을 겪고 난 후 시선은 친척의 반강제적(?) 도움으로 하와이로 가서 살게 된다. 하와이에서 그녀의 삶의 방향을 확 비틀어준 나쁜 남자, 독일의 유명한 화가였던 마티어스를 만나 함께 독일로 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마티어스가 자신에게 행하는 폭력과 억압을 참아내며 화가로서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끝내 첫 번째 남편인 요제프 리를 만나 한국에 돌아와 다시 정착하게 되..
[서평] 노란 불빛의 서점 (The Yellow-Lighted Bookshop, 2009) │끄적임 - 무슨 책이든 읽어도 좋다. 베스트셀러든 아니든, 학교나 사회의 추천도서이든 아니든, 그저 내가 읽고 싶은 책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간에 즐겁에 읽으면 된다는 응원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렇게 서점에 가고 싶을 수가 없었다. 비록 동네 서점이 사라지고, 가봐야 도심의 대형서점뿐이겠지만, 그마저도 집 밖을 나가기 조심스러운 지금에는 너무나도 가고 싶었다. 시끄럽고 산만한 분위기일지라도, 서점 안의 카페테리아에 앉아서 이 책을 읽고 싶은 그런 기분이 잔뜩 들었다. - 서점 찬양자인 작가에게 영화가 주는 감동은 책이 주는 감동보다 많이 와닿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책보다는 영화 보는 걸 더 좋아하는 나로서는 영화라는 장르가 가진 장점이 약간 가볍게 여겨지는 것 같아 다소 불쾌하기도 하..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