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멍청하면 손발이 고생할 뿐 아니라, 돈도 든다...
데이터쉐어링(이하 데쉐)으로 쓰고있던 아이폰 13미니에 번호를 개통하려고 쿠팡에서 유플러스 알뜰모바일(이하 유알모) 2,200원 물리 유심을 주문했더랬다. 무적의 쿠팡배송은 다음날 새벽같이 배송이 됐고, 심지어 저녁 10시까지 셀프개통이 가능했던 유알모에서 마음에 드는 번호까지 골라서 셀프개통을 해버린 것이다.
그리고 유튜브 탐험하다가 문득 esim이 9월 1일부터 된다는 영상을 보고야 말았다. 아뿔싸! 저걸 했어야 했는데.... 저걸 했으면 데이터쉐어링에 알뜰폰 요금제까지 2개로 쓸 수 있는 건데. 아 이런 멍청이. 부랴부랴 유알모 홈페이지에서 번호이동으로 esim 신청했다(데쉐는 해지하지 않았다. 데쉐 개통한 유심칩 갖고 있다가 혹여라도 필요할때 쓰려고. 어차피 이건 무료회선이라 굳이 해지할 필요가 없기도 했고). 이미 받은 번호가 마음에 들고, 9,900원짜리 요금제인데 이대로 esim으로 가려면 번호이동인 것 같아서.
유알모 esim 가입은 상담사의 해피콜을 받아야되는지라, 신청을 한 후 이틀정도 후에 연락이 왔다. 상담원님과 얘기를 해보니 내 경우는 이렇게 번호이동을 신청하는게 아니라 114에 전화해서 '유심에서 esim으로 이동하고 싶다'하면 된단다!!! 그런 간단한 방법이! 그래서 당장 114에 전화.
전화상담이 몰렸다는 안내 메시지가 흘러나왔지만 3분도 안되서 친절한 상담원님이 받으셨다. 준비한 멘트대로, 물리유심에서 esim으로 변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몇가지 기기 정보를 확인한 후에 가능하다고 답해주셨다. 내 경우는 유심만 사다가 개통을 한거라, esim으로 옮기려면 먼저 기기정보를 확인해서 등록해야한다고(기기등록? 기기확정? 뭐 그런 종류인 듯 하다). 전화로 아이폰 설정>일반>정보 메뉴에서 상담원님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불러드렸다. 4~5가지 정도를 불러드렸는데, 모델번호, Wi-Fi 주소, EID(엄청 길다..), IMEI, IMEI2 등.. 정보가 숫자, 영어로 이루어져있고 길어서 또박또박 정확하게 불러드리느라 시간이 조금 소요됐다. 잘못 부르면 고생하는 건 결국 나니까. 다행히 모두 한방에 정확하게 불러드렸고, 전화 끊고 7분 정도 후면 이동이 완료되니 재부팅 2번 정도 하라고 안내해주셨다.
금새 설정 알람이 와서 LGU+ 설정하라는 안내가 와서 셀룰러 설정을 하고 나니 모두 완료! 그리고 이렇게 감격적인 캡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KT 데이터쉐어링은 메인으로, LGU+ 알뜰요금제는 개인용으로 설정했다. 구분해놓은 것은 언제든 설정에서 변경할 수 있는데, 셀룰러 데이터는 메인으로, 기본 음성 회선은 개인용으로 설정해놨다. 데이터는 KT에서 계속 쓰는거라 알뜰폰 데이터는 소모되지 않는다는 것.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다니. 말만 듣다가 실제로 내가 해보니 여간 신기한 게 아니다. 이 좋은 걸 나라에서는 왜 막아놨대? esim 신청할때는 다운로드 비용으로 2,750원이 요금에 청구된다. 그리고 기기변경을 해서 재다운로드 할때도 비용이 든다고 한다. 번호 도용 등과 같은 악용을 막기 위해서라고는 하는데, 물리유심칩 8,800원 하던 걸 생각하면 재다운로드 비용이 들어도 덜 아까운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