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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안방 1열

드라마 남자친구 5화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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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회치를 한꺼번에 보고 리뷰하려고 했지만... 난 내일 아침 홍콩행 비행기를 타야하고... 아마도 홍콩에서 남자친구 본방을 사수할 수 있을거란 기대는 이미 없고... 티빙을 깐다한들 볼 수 있을까... 내일 호텔 와이파이를 믿어보지 뭐... 간단하게 5화를 좀 끄적여볼까한다.

 

사실 뭔가 다이나믹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한 회차는 아니었다.

 

차수현(송혜교)가 말도 안되는 염문에 휘말리지 않도록 만천하에 등장하여 본인이 그 유명한 라면청년임을 선언한(?) 김진혁(박보검)은 전 직원 보란듯이 함께 퇴근을 했다. 퇴근하며 장비서와 남기사님을 보내버리고 둘이서 또 알콩달콩하게 썸 아닌 썸 같은 썸을 타며 저돌적인 연하남의 매력을 보여주었지. 사실 뭐라고 하는지 대사는 잘 안들리는데 그냥 배경이 예쁘고 인물이 예쁘다. 특히 둘이서 간 찻집(교회를 개조한) 서로 나란히 앉아 대화를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 말은 하나도 귀에 안 박히는 가운데 (옆에 내 여창조주가 자꾸 정신 사납게 해서 안들렸다 사실) 배경이 참 예쁘더라. 순간 든 생각은 아... 드라마 끝나고 또 화보같기만 하다고 기사 뜨는 건 아닐지 내심 걱정이.... 나는 그냥 이 드라마 마음 편히 볼 수 있어서 좋은데 왜 다들 안 좋은 점만 굳이 찾아내고 기사를 쓰고 난리인지....

 

애니웨이, 남녀주연의 애정 전선이 무럭무럭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예상했던 먹구름 하나는 온 회사 사람들의 관심 집중. 대표인 수현은 그렇다치더라도 이제 막 시작하는 신입사원 진혁에게는 좀 버거웠다. 아무리 자긴 괜찮다고 수현에게 말했지만 그래도 감당하기엔 쉽지 않죠. 그래도 대표님이랑 홍제동 다리 밑에서 산책하며 그림도 보고, 골뱅이도 먹고(feat.장비서) 나름 알콩달콩 시간을 보낸다. 여자쪽이 재력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게 둘의 썸 타는 데이트는 참 단촐하다. 그래서 더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듯하다(는 나의 여창조주....).

 

골뱅이 먹고 돌아오며 진혁을 끝까지 책임져줄 수 없으니 그만하라고 속깊은 조언을 해주는 비서이자 친구인 미진(곽선영)에게 수현은 그저 타이밍이 안 좋아서 안타깝다고 한다. 더 어린 나이에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이제 와 온세상이 다 아는 이혼녀가 된 이 시점이 매정한듯 했다. 극 중 수현의 나이가 30대 후반 정도 아닌가. 그정도면 젊디 젊구만. 뭐든 다시 시작해도 무서울 것도 부담스러울 것도 없는 나이인데, 정치인의 딸, 재계의 ex며느리 등등 이런 수식어가 줄줄이 따라붙는 바람에 진혁과의 나이 터울을 더 크게 느끼는 듯한 대사였다. 단순한 나이차만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극중 수현이 처한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하는 대사지만 괜히 나는 나이때문에 그저 아쉽기만. 내가 수현의 나이가 되면 또 다른 느낌일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커플을 가로막는데 단순 숫자에 불과한 나이가 장벽은 되지 않았으면 싶다.

 

 

오랫동안 진혁을 짝사랑해온 조혜인(전소니)은 진혁과의 추억을 드문드문 떠올리며 자꾸 혼자 마음 앓이를 한다. 혜인의 과거 여행중에 등장한 교복입은 진혁이는 정지화면으로 남겨줘야 옳지 않겠는가. 자알생겼다 우리 연하남. 떡잎부터 파릇파릇했던 우리 연하남. 아직도 교복이 잘 어울리는구낭 보거미.

 

 

 

 

 

 

아주 눈에 불을 키고 수현을 잡을려고 수현의 집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엄마를 피해 수현은 다시 홍제동 미술관, 그 다리 밑으로 간다. 그리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작품 앞에 서있다. 캄캄한 밤에 잘 보이지도 않을텐데, 갈곳없이 꾹꾹 눌러담았던 감정이 터져버린 수현은 그 그림 앞에 서있다. 그리고 수현이 처한 여러 환경에 안타까워하며 답답함을 느끼던 진혁은 돌연 집에서 나와 그 그림 앞으로 간다. 그리고 이 커플은 또 마법처럼 그림 앞에서 다시 만난다.

 

시인 김광섭의 시 '저녁에' 의 마지막 구절을 인용한 작품라고 한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 수록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자신만의 공간에서도 괜히 자꾸 서로를 떠올리던 이 커플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시 같다. 그리고 우리의 불도저 연하남은 또 한번 직진을 한다. 오늘부터 썸을 타자며. 아 귀엽네. 썸이라는 단어가 나온 순간 굉장히 귀여운 연하남이 되었다. 내가 비록 차수현같이 어여쁜 미모는 아니나, 자꾸만 수현에게 빙의가 되어 진혁이 하는 말에는 다 고개를 힘차게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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